137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7.30 (월)
내 동생은 엄지공주 ◈ 연 출 : 정형면 ◈ 글, 구성 : 조민경 엄지공주와 수호천사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어느 날, 손꼽아 기다렸던 내 동생 민진이가 태어났어요. 유난히 작고 인형 같았던 민진이는, 온 몸이 굳어져 팔과 다리가 잘 펴지지 않았어요. 두 번씩이나 무시무시한 수술을 받았는데도, 양 손은 꼭 골프채처럼 바깥으로 구부러져있고 가느다란 다리는 아직 힘이 없어서 민진이는 네 살이지만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답니다. 엄지공주를 닮은 내 동생이 낫는 그날까지 우리 가족은 민진이를 위한 수호천사가 되기로 다짐했어요. 꽃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갔던 날, 민진이는 뛰어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운지 예쁜 꽃이 달린 신발 한 켤레를 사달라고 졸랐어요. 아기 신발도 맞지 않을 만큼 작은 민진이의 발을 보며 너무나 속상하고 또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어요. 우리 민진이는 언제쯤 아장아장 걸을 수 있을까요? 점점 휘어지는 척추를 펴는 수술을 받으려 해도 민진이는 아직 10kg이 되지 않아서 힘들대요. 멀리 있는 큰 병원에 다니느라 밤늦도록 혼자 집을 지켜도, 나는 괜찮아요, 끄떡없어요. 민진이만 고칠 수 있다면… 열려라 참깨, 열려라 세상아! 학교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집에 왔던 날, 민진이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 있었어요. 친구도 없고 심심하다며 엉엉 우는 것이었어요. 놀이터는 집 안이 전부고, 친구는 헬로 키티 인형이 전부인, 민진이의 슬픈 눈물이 내 마음에도 흘렀어요. 얼마 전 어린이집에 다니다가 충격을 받은 후 동생은 하루 종일 혼자 소꿉놀이를 하고, 엄마가 읽어준 동화책을 외워 인형에게 들려줬어요. 언제쯤이면 민진이의 가여운 두 손을, 함께 잡아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줘 줄 소중한 친구가 생길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엄지공주의 새로운 수호천사가 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