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9.03 (월)
닮은꼴 형제의 소원 해님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 연 출 : 정형면 ◈ 글, 구성 : 유재은 # 마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비가 와라, 비가 와라...” 햇볕 따가운 여름날, 똑같은 소원을 빌고 있는 3살 터울 종명이(10)와 종훈이(7). 숱이 적은 머리카락, 나지 않은 눈썹, 몇 개 되지 않은 치아까지 같은 소원을 빌고 있는 형제는 너무나도 닮아 있다. 형제가 마치 쌍둥이처럼 닮은 건, 바로 외배엽 이형성증이라는 병 때문이다. 땀샘이 없어, 무더운 여름에도 땀이 나지 않는 형제는 늘 차가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그늘을 찾아다닌다. 또, 건조한 피부 때문에 가려울 때가 많고, 상처도 쉽게 생긴다. 게다가, 뭐든 잘 먹고, 쑥쑥 자라야 할 아이들이지만 몇 개 없는 치아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다. 딱딱한 것을 먹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거의 모든 음식을 몇 번 씹다가 꿀꺽 삼키는 것으로 그만인 것이다. 이런 종명이의 소원은 바로 마법의 능력을 갖는 것이다. 마법이 있다면, 치료법도 없는 낯선 이 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 피리만 불면 누군가 왔으면 좋겠어요. 3년 전, 엄마가 집을 나가고, 일자리마저 잃은 아빠는 아픈 두 아이를 키우는 일까지 더해, 갑자기 닥친 이 모든 것들이 힘에 겨웠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 결국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이곳 영월로 오게 되었다. 아직까지 모든 게 버거운 아빠를 대신해 손자들을 돌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하지만, 아이들에게 제대로 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픈 손자들과 지쳐있는 아들만 두고, 언젠가 떠나가야 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래서 한숨이 더 깊어진다. 그런 연로한 부모를 보고 있는 아빠도 죄송하기 그지없다.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잘 지내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지방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던 아빠는 곁을 주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하다. 고통을 혼자서 이겨 낼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없는지, 아이들에게서 너무 멀리 떠나온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든 게 답답하기만 한 아빠는 힘겨울 때마다 마술피리라도 불고 싶다. 행여, 누군가 지친 아빠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줄지 모르기에... 몸도, 마음도 부자가 되기 위해 종명이네는 마법의 주문을 걸어봅니다. 비록 해님이 사라질 수는 없지만, 가족들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만들어진 새 울타리가 생겼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