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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9.24 (월)
 달콤 천사 세은이의 인형의 꿈   


◈ 연   출 : 박찬욱		
◈ 글, 구성 : 김수현

“다리가 아파서 불쌍해요” 
헝클어진 인형 머리카락을 빗겨 주기위해
여섯 살 세은이는 아주 힘겹게 빗이 있는 곳으로 기어간다.
8달 만에 1450g의 미숙아로 태어난 세은이는 
6살이 된 지금까지 두 다리로 걸어 다닐 수 없다.
뇌성마비 진단 이후, 눈물을 쏟아내는 고통스런 재활훈련을 통해
무릎와 손바닥으로 기어 다니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부터다.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을 이끌고 가져온 빗으로 
세은이는 한참동안 인형 머리카락을 빗기고, 매만진다.
혼자서는 설 수도, 걸을 수도 없어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인형이 자신과 닮아서일까...
다리 한 쪽을 잃은 인형이 불쌍하다는 세은이. 
늘 집안에서만 지내는 세은이에게도 유일한 친구는 인형뿐이다.

“죽을 때까지 진짜 희망을 못 버릴 거예요.”
일주일에 5일, 엄마는 세은이의 재활치료에 매달려왔다. 
김해에서 부산까지 세 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오가는 것도
모두 세은이의 재활치료를 위해서다. 
이젠 제법 무거운 세은이를 등에 업고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가는 길이 쉽지 만은 않지만, 엄마는 단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
엄마와 세은이의 쉼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힘든 여정.
이렇게 재활치료에 매달려 왔지만,
아직 걸을 수 없는 딸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그 희망만은 놓아버릴 수가 없다.

“사랑해요. 날 병원에 데리고 가 줘서...”
세은이를 등에 업고 병원으로 가는 길, 사람들은 항상 엄마에게 물어 온다.
왜 다 큰 아이를 업고 있느냐고...
그때마다 세은인 엄마를 대신해 ‘저는 뇌성마비라서요.’ 하고 먼저 대답한다.
세은이 입에서 그 말을 처음 들을 때는 마음이 아려왔던 엄마다.
엄마도 모르는 사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커버린 걸까...
엄마가 힘들까봐 틈만 나면 도와준다고 나서는 기특한 딸이 되었다.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 곁에서 소꿉장난을 하듯 야채를 썰어주기도 하고,
목욕을 시켜주고 나면, 욕실 청소는 꼭 자신이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세은이의 말 한마디에, 불편한 몸으로 도와주려 애쓰는 모습에 
엄마 아빠는 미어져오는 가슴을 다시 한 번 다잡아본다. 

남들보다 조금 천천히 걸어온 시간을 채우려 시작 된 
세은이의 더딘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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