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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10.22 (월)
지우와 엄마의 다시 찾은 보금자리
    

◈ 연    출 : 정호영    
◈ 글 , 구성 : 조민경  
  
내 곁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고 했던 딸입니다  
  
태어난 지 보름 만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내 딸, 지우.  
신장에 난 수많은 물혹 때문에 소변조차 못 눠,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들도 힘들다는 신장투석을 시작했습니다.  
폐가 작아 호흡도 힘들고, 비장이 나빠 배가 부풀어 오른 것은,  
십여 가지가 넘는 합병증 중 몇 개에 불과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우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갖고 있어
간신히 빛만 감지하고, 발달장애로 제대로 걸을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한 개만 갖고 있어도 버거울 병들을 무수히 짊어진 지우.  
어떤 날에는 폐에 피가 고이고, 어떤 날에는 심장에 물이 차는  
예고 없는 일들 때문에 응급실을 오가며 몇 번의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때마다, 매번 마음의 준비를 다짐받고 또 다짐받았습니다.   
  
하지만 내 딸은, 7년의 힘겨운 시간을 버텨주었습니다  
  
그 힘든 시간들과 싸우느라, 지우는 올해 7살이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작은 9kg정도밖에 자라지 못했습니다.  
어릴 때는 곧잘 따라했던 말들도, 그 시간동안 잊은 듯합니다.  
통통했던 몸도 야위어, 7년 간 투병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그러나 지우는 그 가느다란 손으로, 결코 제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나쁜 엄마는, 가여운 지우에게 가혹한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2년 전 여러 문제들로 아빠와 결별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친정집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고, 지우는 아빠에게 맡겨졌습니다.  
1년 반쯤 지나, 지우가 보고 싶어서   
하늘이 지우 얼굴로 가득 찼던 날, 용기를 내어 연락을 해봤습니다.  
아빠는 집을 나가고, 지우는 위독하다는 말에, 바로 서울행 기차를 탔습니다.  
  
내가 옆에 있으면, 좀 더 오래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 1월 아빠가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후,  
지우는 노쇠한 시부모에게 완전히 맡겨져 길러지고 있었습니다.  
코에 산소가 연결된 호스를 빼면 금세 온몸이 새파래지는 지우를 보고,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1달만 보기로 한 것이 벌써 6개월 째입니다.  
그 사이 지우는 코에 끼웠던 호스를 뗐고, 어느 덧 볼에 살도 올랐습니다.  
양파 튀김을 양 손에 들고 씹어 먹고, 손을 잡아주면 걷기도 합니다.  
그 6개월 동안 지우에게 엄마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우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엄마가 옆에 있다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1년이 2년으로 바뀌지 않을까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쌓여가는 병원비도, 혼자서 꾸려나가야 할 생활도,  
홀로 지우를 돌보며 견뎌야할 한숨과 눈물도,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지우와 엄마에게 버팀목이 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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