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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4.29 (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연    출 : 신상민 
◈ 글 / 구성 : 조한아 

2002년 6월. 어느 날 갑자기...
적적했던 시골 마을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생겼습니다. 과수원집의 늦둥이로 태어난 성열이. 어찌나 재롱이 많은지 성열이가 지나간 자리엔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어버이 날, 성열이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밤새도록 손수 만든 카네이션을 어르신들 가슴에 달아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 큰 자식들을 도시로 떠나보낸 어르신들의 가슴에는 성열이의 웃음만큼 환한 카네이션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작은 마을에 환한 웃음을 준, 그야말로 우리의 보물입니다. 
2002년 6월의 어느 날...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과수원에서 일하시는 엄마 아빠와 어르신들을 위해 얼음물을 들고 가던 성열이는 갑자기 경기를 하며 쓰러졌습니다. 몇 차례의 검사에도 갑자기 성열이에게 일어난 일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성열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그 이후로 성열이는 조금씩 달라져만 갑니다. 다리가 딱딱하게 굳어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말도 잘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온 동네를 뛰어다니던 성열이의 모습은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환한 웃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마을의 보물, 성열이의 웃음을 끝까지 지켜주기 위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너를 지키지 못한 내 탓이야.
성열이가 쓰러지기 1년 전. 학교에서 가족등반회를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과수원 일이 바빠서 성열이와 동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깊은 산 속에서 성열이는 실종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옷은 찢겨지고, 온 몸은 상처를 입은 채 성열이는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어두운 산 속에서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엄마 아빠는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흐릅니다. 
그날 산 속에서 다친 것이라고, 엄마는 그렇게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합니다. 성열이 혼자 보내는 게 아니었답니다. 생각만 하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이제 엄마는 가슴으로 우는 법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다시 시작하자. 
16살. 성열이는 다시 아기가 되었습니다. 혼자서 밥을 먹을 줄도, 화장실을 갈 줄도, 말을 할 줄도 모르는 성열이. 엄마는 아기가 된 성열이에게 하나씩 다시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요, 온 동네를 신나게 뛰어 다니는 우리 성열이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 마을의 보물, 그리고 엄마의 전부.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돼. 천천히, 다시 시작하자 성열아. 

 작은 마을의 과수원 길에는 엄마와 성열이의 걷기 연습이 한창입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빨갛게 익은 사과만큼 환한 성열이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웃음을 찾기 위한 성열이의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이 동행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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