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5.06 (월)
170회 - 언니하고 나하고 ◈ 방송일자 : 2007년 5월 6일 방송예정 ◈ 연 출 : 서승한 ◈ 글 , 구성 : 유재은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요...] 오늘도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해 웃을 수밖에 없어요. 올해로 열 살, 이제야 초등학교 1학년이 됐어요. 하지만 1m에 11kg, 난 아직 3살 된 아이 같아요. 몸집도 생각도... 아직 글씨도 모르고 말도 하지 못하지만 내 마음 속에 담아둔 말들이 너무 많아요. 내가 왜 이런 걸까요? 나는 심장판막증과 페동맥 협착증, 그리고 염색체 이상 증후군이란 병을 앓고 있데요. 염색체 이상으로 남보다 발달이 늦어진데요... 같은 반 친구들은 8살인데 나보다 다들 커요. 그리고 나보다 많은 걸 알고 말해요.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고 공부하기엔 나에겐 허물어야할 장벽이 너무 많아요. 다리 한 쪽이 불편해 남보다 뛰는 것도 늦고 아무 것도 몰라 누구의 도움 없이 공부하기에는 힘이 들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어...”밖에 없지만 이 한 단어로 난 모든 걸 말하고 있어요. 나도 같이 공부하고 싶고 말하고 싶은데... 세상사람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나는 언니를 찾는 술래] 다른 지역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는 우리... 단양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우리... 차가 없이는 어디에도 가기 어려워요. 그래서 내게 유일한 친구이자 마음 놓고 의지할 수 있는 건 우리 언니뿐이에요. 나는 이 세상에서 언니가 제일 좋다고 말하고 있는데 언니는 그걸 모르나 봐요. 내가 다가가면 갈수록 언니는 점점 멀어져가요. 학교에서도 언니와 난 늘 멀리 떨어져 있어요. 학교에 가는 버스 안에서도 밥을 먹는 식당에서도... 언니도 분명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 아픈 나 때문에 집에서 항상 혼나는 건 언니 몫이에요. 언니 잘못이 아니라고 언니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요. 그저 언니가 좋아서 옆에 졸졸 따라다니는 건데... 그게 언니를 힘들게 하나 봐요. 내 아픔도 언니의 상처도 약으로 나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처에 약을 발라 새 살이 자라나 듯, 그렇게 언니와 내게도 새 살이 자라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언니하고 나는 마음의 술래잡기를 하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과 가장 소중한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은 병미. 작은 요정 병미의 잃어버린 말과 언니의 사랑을 찾을 수 있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동행 이 되어 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