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5.13 (월)
[171회] 달팽이의 꿈 ◈ 방송일자 : 2007년 5월 13일 방송예정 ◈ 연 출 : 정형면 ◈ 글 , 구성 : 황혜정 [섬에 살고 있는 날개 없는 천사] 남도 땅끝마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에서 천사를 만났습니다. 섬 소년답지 않게 하얗고 뽀얀 피부,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수줍은 미소를 지닌 소년은 엄마 뱃속에서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이 태어났습니다. 왼팔은 불편할 뿐 결코 부끄럽지 않았고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자랐는데... 3년 전, 8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손과 발이 굳어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됐습니다. 몇 발자국 떼고 나면 힘이 없어 자꾸 주저앉거나 넘어지고 혼자 할 수 있는 일보다 엄마의 도움을 받는 일이 점점 많아집니다 다리가 온전하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제대로 앉을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부끄럽지 않았던 나의 왼팔, 그러나 그 짧은 길이 때문에 몸의 균형이 무너져 자꾸만 허리가 옆으로 구부러집니다. 오른팔이 있어 좋다며 누구보다 대광이를 사랑해주셨던 아빠는 다섯 살 때 하늘나라로 가셨고 아들의 불편한 팔다리가 임신했을 때 먹은 약 때문이라고 엄마는 속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혼자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기 위해 대광이는 오늘도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는 손과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고 달래며 눈물겨운 사투를 벌입니다.v 고기를 많이 먹으면 다리에 살이 쪄 다시 걸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대광이... 날개 없는 천사의 소원처럼 친구들과 운동회에도 가고 오랜 기억 속 푸른 바다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그 날이 올까요. [종이비행기에 실어 보내는 꿈] -나는 내 왼팔이 부끄럽지 않아요. -천국에 가면 팔이 다시 자라고 마음껏 걸을 수 있을까요? 손이 굳기 전 종이접기를 잘했던 대광이가 짧은 왼팔과 함께 다시 접는 종이비행기...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을 꼭꼭 접어 만든 종이비행기가 푸른 하늘을 멋지게 비행하는 그날까지 대광이의 행진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됩니다. 수줍은 미소와 착한 마음을 지닌 대광이가 씩씩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가족모두 크게 웃는 그날까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