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5.20 (월)
[172회] 미령이네 행복은 5m37cm ◈ 방송일자 : 2007년 5월 20일 방송예정 ◈ 연 출 : 안진백 ◈ 글 / 구성 : 조민경 [ 미령이의 일기 ] 요즘은 기분이 참 좋습니다. 14살, 내 키가 13cm나 훌쩍 커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는 자랑스레 언니에게 키를 대보자고 했습니다. 수술 받은 종아리는 내가 언니보다 더 길어진 거 같은데 언니는 자꾸 아니라고 하네요. 그래서 앞으로 내가 언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놀려주었답니다. 연골무형성증으로 키가 아주 작은 나는 다리가 휘어있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작년 4월, 종아리뼈를 늘리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뼈를 자르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뒤 105cm이던 내 키는 118cm가 되었습니다. 중학교 진학을 못한 채 친구들보다 1년 늦게 6학년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약해진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아침 무거운 보조기를 차고서 학교에 가야하지만, 키가 커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 [ 미나의 일기 ] 오늘도 미령이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다리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미령이는 나에게 길어진 다리를 자랑하는 일에 재미를 붙인 모양입니다. 종아리 길이가 나보다 더 길어졌다고 좋아하길래 나는 아직 내가 더 크다고 우겼습니다. 하지만 허벅지를 늘려주는 수술을 받으면 나보다 더 커질거라며 나를 놀려대는 미령이... 미령이가 좋아하는 걸 보면, 예전보다 자신감을 얻은 걸 보면 나도 기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질투가 나고 얄밉기도 합니다. 앞으로 취업을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진학도 해야 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내 꿈도 꼭 이루고 싶은데, 작은 키가 제약이 될까 걱정입니다. 내 키가 조금 더 자라면 지금보다 더 당당한 모습의 내가 될 수 있을까요? [ 엄마, 아빠의 마음... ] 키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두 딸입니다. 놀림을 받고 울면서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았던 귀여둥이 막내 미령이, 그리고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마음속에 상처를 담아두었을지도 모를 듬직한 큰 딸 미나... 아이들에게만큼은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건만, 하늘은 우리 부부의 간절한 소망을 결국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상처를 똑같이 감당하며 살아갈 아이들..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까지 미나와 미령이가 밝고 씩씩하게 자라주었다는 것입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우리 집 ... 키는 작지만 소중한 우리 부부의 보물인 미령이와 미나가 웃음을 잃지 않는 한, 우리가족의 행복은 계속 자라날 겁니다. 미령이네 가족의 행복이 앞으로 더 쑥쑥 자라날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동행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