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9.02 (일)
185회 - 최강 사나이 ‘장영환’ ◈ 방송일자 : 2007년 9월 2일 방송 ◈ 연 출 : 서승한 ◈ 글 · 구성 : 조한아 [영석아, 형이랑 놀자] 형 영환이의 오른손이 옆에 나란히 누워 있는 동생 영석이의 손 가까이 다가간다. 닿을락 말락, 온 힘을 다해 손을 뻗은 영환이가 겨우 영석이의 손을 잡았다. 걷지도, 앉지도 못해 누워 있을 수 밖에 없는 두 형제... 한 살 터울의 영환이, 영석이는 언제나 한 방에 함께 누워 있다. 혼자서는 몸을 돌려 누울 수조차 없는 형제가 동시에 앓고 있는 병은 전신의 근육이 위축되어 가는 진행성 근이영양증이다. 올해로 열 여섯살이 된 영환이와 열 다섯살의 영석이.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뛰어놀아야 나이의 할 형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방 안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 뿐이다. 이야기 나눌 친구가 그립고, 학교에 가고 싶은 형 영환이의 동무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오직, 동생 영석이 뿐이다. 매일 보는 만화 영화도 싫증나고 남아 있는 손가락 힘으로 하는 게임에도 계속 지기만 할 때, 영환이는 하나뿐인 친구이자 동생인 영석이를 불러본다. 세 살 무렵부터 말을 잃어버린 영석이는 형에게‘형, 놀자’ 라고 대답해 주지 못하지만 영환이는 그래도 말하고, 또 말한다. “영석아, 놀자. 형이랑 놀자.” [우주 최강 사나이 김최강] 밤마다 굳어가는 몸이 아파도 울지 않는 사나이, 영환이는‘최강’이가 되기를 꿈꾼다. 만화가가 되고 싶어시시 때때로 연필을 붙들고 그리는 영환이의 만화 속 주인공은 언제나‘김최강’이다. 현실 속 영환이처럼 어렸을 때는 근육병을 앓고 따돌림도 당했지만 병과 싸워 이겨낸‘최강’이는 최강의 사나이이다. 힘도 세고, 착하고, 아픈 친구들도 돕는‘최강’이. 매일 최강이를 그리면서 영환이는 다짐 한다. 꼭 네 살때처럼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도 하고, 아프기만한 치료도 받겠다고. 언제나 씩씩한 최강이는 우주 최강의 사나이이자 또 하나의 장영환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 앉을 수 있다면] 모두 네 식구, 아빠를 제외한 형제와 엄마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자신이 물려준 병이라는 죄책감에 아파하는 엄마는 언젠가부터 웃음을 잃어버렸다.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를 흉볼까봐 밖에 나가지도 않는 엄마에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심한 우울증도 생겼다. 이런 엄마와 형제를 보살피는 건 전부 아빠의 몫이다. 일을 다니며 엄마 대신 형제에게 밥을 챙겨 먹이고, 집안 청소도 한다. 몸과 마음 모두 지쳐있지만 그래도 아픈 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대신 자신이 피곤하고 힘든 게 낫다고 말하는 아빠. 피곤한 아빠와 우울한 엄마이지만 한 가지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같다. 다만 자리에 앉을 수라도 있다면. 앉아 있을 수만 있다면, 불편한 몸으로라도 맛있는 요리를 해서 형제에게 먹이고 싶다는 엄마의 바람은 간절하기만 하다. 다함께 나누어지고 있는 가족의 아픔을 덜고, 어린 형제의 희망을 지켜주기 위한 여정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동행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