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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09.16 (일)
187회- 13살 터울 형제의 희망일기
◈ 방송일자 : 2007년 9월 16일 방송예정
◈ 연    출 : 박주미
◈ 글 ․ 구성 : 송경희 
 
[남보다 한 템포 먼저]
6시 현우가 일어 나 이불을 갠다. 어김없이 일찍 시작된 하루지만 이불을 개고 세수를 하고 옷을 입는데 남들보다 2, 3배의 시간이 걸리는 현우로서는 이 시간도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양말 한 짝을 신는데만 20분이 걸리는 현우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신경계 희귀질환을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현우. 말초신경 이상으로 팔, 다리가 가늘어지면서 근육의 힘이 빠지는 병으로 운동량이 없어 점점 사지가 오그라들어 결국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게 된다. 엄마보다 병의 진행이 더 빠른 탓에 초등학교 3학년 때 목발을 놓고 휠체어를 타기 시작한 현우는 이제 자신의 발이 되어 주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등하굣길이 유일한 외출이 되어버렸다. 현우는 학교에 도착해서는 휠체어로 갈아타고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오늘도 연필을 잡고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지만 금세 이마엔 땀이 맺힌다. 연필을 놓고 연신 바지에 손을 닦아댄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현우는 포기할 수 없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힘겹게 두 손 놀리며 희망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현우다. 

[형아, 형아]
올해 3살인 예찬이는 현우와는 13살 터울이 나는 동생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예찬이는 오늘도 신을 신겨달라고 엄마를 조른다. 예찬이의 손을 잡고 바깥나들이를 할 수 없는 엄마. 신발 하나 신겨주는 것 또한 힘에 붙이는 엄마는 오늘도 문 앞에 앉아 예찬이를 배웅한다. 홀로 집을 나선 예찬이는 마당에 있는 강아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꽃과 대화를 하고 놀이터로 향한다. 그런데 오늘은 예찬이의 그네를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다. 그네가 움직이는 대로 예찬이의 눈이 따라간다. 곧 그네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너무 높아 그네에 오르지 못한다. 옆을 둘러봐도 예찬이를 앉혀 줄 그 누군가는 없다. 그네 타기를 포기하고 쭈그리고 앉아 학교에 간 형을 기다리는 예찬. 저 멀리 스쿠터 소리가 들리고 형제는 여느 때와 같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아니겠죠? 아닐 거예요]
40년 동안 장애를 안고 살아 온 엄마. 그러나 엄마는 자신의 불편함보다 자신이 감당했던 아픔을 아들이 똑같이 겪어야 함에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 현우와 엄마에게 손발이 돼 주는 아빠는 지체장애 3급. 20년 전 사고로 한쪽 다리와 함께 손가락에 감각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빠는 자신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안일을 비롯해 세세한 것까지 챙겨가면서 가족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그 안에서도 행복하다고..말을 할 수 있었던 가족이었는데 요즘 엄마와 아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예찬이가 엄마와 형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갖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다. 현우는 동생만큼은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그냥 건강하고 귀여운 동생으로 남아주기를 하루하루 간절히 소망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