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11.11 (일)
194회 - 날아라 임정균 ◈ 방송일자 : 2007년 11월 11일 방송예정 ◈ 연 출 : 신상민 ◈ 글 , 구성 : 조예촌 “저 형은 왜 저렇게 배가 나왔어” 42인치. 내 배의 둘레. 사람들은 내가 밥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찐 줄 알아요. 그래서 나는 점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집 안에만 머물러 있곤 해요. 하지만 열 살 때부터 내 몸에서는 인슐린이 나오지 않았어요. 소아 당뇨와 복부비만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있는 나. 당뇨와 비만 때문에 지방간이 있어 지금은 간 경변 초기상태라고 해요. 게다가 원인은 모르겠지만 간과 비장이 비대해 있어서 내 배가 그렇게 나온 거래요. 당뇨 때문에 식사 전에는 항상 주사를 맞아야 해요. 하루에 4번 맞는 주사 따위는 내게 아무런 문제가 안 돼요. 하지만 내 배에 쏠리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직 이겨내기가 어려워요. 내 나이 열여덟. 이제는 주민등록증을 만들라는 통지서도 왔어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어른이 되기에는 마음도 몸도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성장 호르몬도 나오지 않아서 초등학생 같기만 한데... 벌써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게 무섭기도 해요. “정균이는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아들이야”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는 우리 아들의 배. 어렸을 때는 마르고 귀엽기만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 내려요. 왜 우리 아이가 저렇게 된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해요. 병원을 갈 때마다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 기대를 하지만 매번 실망을 안고 돌아와요. 일반 비만과는 다르다며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듣고 되돌아오길 수십 번. 정균이를 위해서는 식이 조절과 운동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요. 아침마다 독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켜야지 다짐을 해보지만... 정균이가 아픈 게 모두 우리 책임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앞서 쉽게 독해지지도 못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힘겨워하는 정균이를 보면 다시 마음이 약해지곤 해요. 어떻게 해서든 정균이를 운동을 시키려고 하지만 힘들어서인지 꾀만 늘어가는 아들이 때때로 원망스럽기도 해요. 다시 예전처럼 귀엽고 예쁜 정균이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못할 게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기도를 합니다.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 정균아. 엄마, 아빠에게는 네가 희망이고 보물이란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주렴... 엄마, 아빠도 힘이 되어 줄게... 정균이의 불러온 배만큼 무겁게 쌓여가는 가족들의 한숨. 정균이네 가족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동행이 되어 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