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7.12.23 (일)
199회- 내 이름은 박건영 ◈ 방송일자 : 2007년 12월 23일 방송예정 ◈ 연 출 : 박주미 ◈ 글 / 구성 : 송경희 [ 제발 병명만이라도 알려주세요 ]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항상 옆에서 들을 수 있는 부모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니는 엄마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엄마는 오늘도 다리에 힘이 없어 서고 걷지 못해,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려 작은 손을 뻗쳐대는 건영이를 보면서 생각한다. 태어났을 당시 아이가 너무 예쁘다며 간호사들조차 부러워했는데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집 밖을 선뜻 나서지 못한다. 배와 목에 가득한 주름.. 탄력 없이 처진 눈가.. “ 애가 왜 이렇게 생겼어요? ”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엄마의 가슴엔 비수가 되어 꽂힌다. 살이 붙으면 주름도 펴질 거라고 막연히 그렇게만 생각했지 병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엄마. 당시 건영이에게 붙여진 병명은 조로증후군이었다. 그러나 커갈수록 건영이의 문제는 하나둘 늘어만 갔다. 5살이 되도록 걷지도 못하는 건영이. 게다가 밤새도록 알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한다. 다시 찾은 병원에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희귀 질환 같다고 하는데.. 현실의 막막함 속에서도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할 거라는 엄마. 오늘도 건영이를 보며 엄마는 간절하게 두 손을 모은다. [ 내 단 한 명의 친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들 ] ‘ 나연아, 나연아 ’ 오늘도 건영이는 방안에서 목 놓아 울어대는 이제 9개월이 된 동생 나연이를 향해 기어가고 있다. 달래보려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가슴을 다독여 보지만 울음을 멈추지 않는 나연이. 어찌할 바를 몰라 엄마가 있는 거실 쪽을 바라보는 건영이다. ‘이름이 뭐야? ’ 라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나연이’라고 말하는 건영이. 건영이에게 나연이는 소중한 동생이면서 또 유일한 친구. 어려운 형편이지만 장애를 안고 태어난 건영이가 홀로 지내는 게 가슴 아파 친구가 되어 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나연이를 낳은 부모님. 그러나 커가면서 점점 언니를 닮아가는 나연이를 보며 엄마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도 엄마와 아빠는 믿고 싶다. 배밀이도 하고, 손을 잡아주면 한 걸음씩 떼기도 하는 나연이는 아닐 거라고.. 나연이만은 제발 아니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