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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8.11.23 (일)
236회- ‘행복의 조건’
◈ 방송일자 : 2008년 11월 23일 방송
◈ 연    출 : 신상민
◈ 글, 구성 : 김신애





“불편해도 사는 게 행복해요 그냥 저는 앞도 볼 수 있고 
걸을 수도 있고 귀도 들리고 그러니까 행복하지요 
그냥 하루하루가 재밌어요.“

[외유내강 이유리, 유리가 사는 법]
어둠도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새벽, 열여섯 고등학생 유리의 등굣길이 시작된다. 
학교로 가는 버스 안 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 사이로 눈에 띄게 작은 유리. 버스 창틀 아래 시선으로 바깥 풍경을 겨우 올려다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아이 유리는 5살 무렵 원인도 알 수 없이 휘기 시작한 척추 때문에 키가 제대로 크지 못했다. 유리의 병명은 척추측만증, 곱사등이마냥 불룩 튀어나온 등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런 유리의 모습을 보고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유리는 남들과 조금 다를 뿐 그런 자신의 모습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유리의 학교생활은 언제나 즐겁다. 한창 사춘기, 여고생 시절 유리와 같은 장애가 있으면 친구들의 놀림거리 대상이 되거나 등을 돌리기 일쑤인데 누구보다 밝고 활발한 성격 탓인지 유리주변엔 늘 친구가 따른다. 하지만 불편한 몸 때문에 생활 속에서 오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자기보다 배가 넘는 키를 가진 친구들과 손잡고 이동수업을 할라치면 몇 걸음은 더 빠르게 걸어야 하고 체육시간 같은 때에는 남보다 두 배는 더 땀을 흘려야 한다. 
작고 한없이 약해보이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곧고 강한 유리, 유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사랑한다 유리야]
하루 평균 3시간, 길게는 5시간... 홀로 네 자녀를 키워온 유리 엄마의 수면시간이다. 낮에는 식당일, 밤에는 목욕탕 청소일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녹록지 못한 살림살이 때문에 힘들어도 일을 놓을 순 없다. 그리고 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건 유리와 막내아들 은빈이의 병원비 때문이다. 은빈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다리뼈가 약해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지는 선천성경골가관절증을 앓고 있다. 갓돌이 지나서부터 지금까지 여덟 차례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뼈가 붙지 않아 일 년 365일 깁스를 하고 다녀야 하는 은빈이. 그런 은빈이 때문에 그리고 어려운 형편 때문에 엄마는 유리 상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당장 아프다고 하지 않으니까 먼저 아픈 은빈이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유리의 수술을 미뤄왔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유리를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함께 든다. 바쁜 엄마를 대신해 은빈이를 챙기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고 오히려 엄마를 걱정해주는 착한 딸. 유리의 병이 수술로 나아지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여러 차례의 수술로도 나아지지 않는 은빈이의 병은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일까? 


[행복은 내안에 있어요]
유리에게는 큰 꿈이 있다. 사회복지사가 되어 자신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 비록 지금은 어리고 몸이 불편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지만 수술을 해서 몸이 나아지고 건강해지면 열심히 공부하고 봉사해서 언젠가는 꼭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가진 불편쯤은 불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유리.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즐겁고 걸을 수 있어, 들을 수 있어, 볼 수 있어, 말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유리. 유리는 이렇게 행복을 먼 곳에서 찾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보다 건강해져서 더 큰 행복을 가질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꿈을 가진 유리가 힘차게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이 함께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