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8.12.07 (일)
238회- ‘영민이의 느리게 걷는 세상’ ◈ 방송일자 : 2008년 12월 7일 방송 ◈ 연 출 : 공효순 ◈ 글, 구성 : 남춘애 [나쁜 혈관기형들...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이것도 없었던 것인데 또 생겼어요. 속이 터지죠. 아무것도 못해주는 게...” / “내가 죽어요?” 14살이 되도록 영민이를 씻겨주는 건 엄마의 몫이다. 영민이에게 맡겨놓으면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거니와 목욕만이 엄마가 영민이의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5살 때, 사고로 다친 무릎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처음 ‘혈관기형’이라는 병을 알게 된 영민이. ‘혈관기형’이란 애초에 엄마 뱃속에서 없어졌어야 할 태초의 혈관들이 다 큰 후에도 그대로 남아 몸의 신경을 누르고 뼈에 침투해 고통을 주는 병으로 현재로선 치료가 쉽지 않은 병 중의 하나다. 팔과 다리, 목과 등, 얼굴에까지 몸 전체로 퍼져있는 기형적인 혈관덩어리들은 오늘도 영민이를 괴롭히고 있다. 이미 발병 후 두 차례 기형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지만, 2년 전부터는 부쩍 심해져 글씨를 쓰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옷을 입는 것도- 걷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언제쯤 영민이 몸 안에 있는 기형들이 다 사라질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지내온 시간들. 하지만...] 5년 전, 아빠와 이혼 후 영민, 영빈 두 아들을 혼자 힘으로 키워온 엄마. 요즘 엄마는 지역 자활센터에서 연계시켜준 직장에서 배송기사를 하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하느라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었던 엄마.. 그런 엄마를 대신해 외할머니가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힘들어지는 아들의 병과 늘 제자리 걸음인 집안 형편 때문에 부쩍 우울함이 심해진 엄마와 불편한 다리로 두 손자를 돌봐야 하는 칠십 노모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엄마는 외할머니가 영민이와 영빈이에게 대하는 말투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고, 외할머니는 자신의 마음을 잘 몰라주는 딸(영민 엄마)에게 섭섭해 하는데... [느리지만 천천히...영민이의 세상을 향한 걸음] 혈관기형 뿐 만 아니라, 영민이는 어릴 때 당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지적장애 3급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일반중학교 1학년을 다니고 있는 영민이의 학습능력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특히 엄마가 아빠와 이혼 후, 생계를 꾸려가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영민이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하지만 영민이는 포기하지 않는다. 한 달 전 부터 학교 근처 장애인복지관을 다니며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영민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영민이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느리지만 천천히...영민이는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걸음을 걸어가고 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느리지만 천천히 길을 걷고 있는 영민이. 그 길을 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