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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8.12.21 (일)
239회- ‘경희의 방’
◈ 방송일자 : 2008년 12월 21일 방송
◈ 연    출 : 박소연
◈ 글, 구성 : 김신애




[불 꺼진 경희의 방]
하루 종일 무릎으로 기어 다니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벽을 짚고서야 겨우 일어설 수 있는
아이. 내년이면 벌써 11살이 되는 경희는 어떤 병 때문인지 치료의 가능성도 알지 못한 채
태어나 한 번도 스스로 일어서거나 걸어 본적이 없다. 게다가 밥을 먹는 것도, 대소변을 가리는 것도 또 옷을 챙겨 입는 것도 일일이 엄마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갓난아이 수준에 머물러 버렸는데... 인지와 학습 기능 또한 제 나이에 맞게 성장하지 못해 불 꺼진 꼭 닫힌 경희의 방에는 읽지 못하는 책들과 갖고 놀지 못하는 장난감들이 주인을 잃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엄마의 빈자리
경희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 일반학급과 특수학급 수업을 병행해 듣는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특수학급 선생님은 경희가 친구들에 비해 많이 뒤처지긴 하지만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집에서와 달리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 인지나 학습적인 부분에 있어서 꾸준히 교
육만 시킨다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기대와 달리 집에 돌아오면  
경희를 제대로 가르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항상 경희의 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주는 
엄마가 있긴 하지만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엄마에게는 너무도 힘든 일이다. 다만 경희가 불
편해 하는 것들을 대신 해줄 뿐, 경희를 어떻게 돌봐야 하고,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 무기력할 때가 많다. 작은 공장에서 박스 포장 일을 하는 아빠 역시도 경희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곁에 있는 엄마가 좀 더 아이에게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데, 맘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경희, 엄마 품에 안기다]
병원 검사결과 경희의 병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제 기능을 못하는 유전성운동감각신경병
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더 이상 진행되는 병은 아니고 열심히 연습을 한다면 경희 혼자스스로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경희가 혼자 힘으로 서기 위해선, 그리고 혼자 힘으로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으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그리고 엄마를 위해서 무언가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 경희네 가족을 위한 고민을 시작한지 몇 주간의 시간이 흐르고, 많은 도움의 손길이 닿자 경희에게도, 엄마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집안에서는 기어 다니는 게 전부였던 경희가 스스로 일어서서 보행보조기를 잡고 조금씩 걸음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또 무기력하기만 했던 엄마도 경희의 곁에서 경희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걷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다독이고 힘을 복 돋아주기 시작한 것인데...


아직은 비록 작은 변화의 시작이다.
하지만 경희네 가족이 앞으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도전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이 함께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