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9.01.11 (일)
240회- ‘현주의 다시 찾은 일상’ ◈ 방송일자 : 2009년 1월 11일 방송 ◈ 연 출 : 박주미 ◈ 글, 구성 : 김보경 [고통 속에서 살아가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4년 전 버스에서 내리다 왼쪽 다리에 충격을 받은 후 현주는 매일 통증에 시달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진통제에 의지하며, 전기 자극으로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척수자극기도 몸속에 이식해봤지만 좀처럼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넘어지는 사소한 충격만으로도 발병할 수 있다는 이 병은‘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란 희귀질환이다. 심지어 작은 물체가 피부에 닿기라도 하면 통증을 유발해, 현주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조차 칼날이 되어 살을 베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가족들은 더욱 현주 곁에 다가가지 못한다. 언제쯤이면 현주는 엄마의 따스한 품에 기댈 수 있는 걸까. [가슴에 묻는 고통] 오늘도 현주는 애꿎은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뽑는다.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혼자 속으로 고통을 삭히는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현주의 머리는 군데군데 한 움큼씩 빠져있었다. 남들은 현주가 참을성 많고 의젓하다고 하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가슴은 찢어진다. 아파도 아프다고 내색하지 않고, 밤새 머리카락을 뽑는 딸의 고통이 오죽하겠는가. 가끔 엄마는 현주가 힘들면 힘든 대로 속마음을 털어놔주길 바란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현주에게만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현주를 견디게 하는 힘] 얼마 전 현주는 수능을 치렀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 학교생활도 제대로 못했지만, 수능을 포기할 순 없었다. 간호사가 되어 자신처럼 아픈 사람을 돌봐주고 싶다는 현주의 꿈은 고통을 견디는 가장 큰 힘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주는 항상 아픈 몸을 이끌고라도 학교에 가서 출석일수를 맞췄고, 잠시나마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나 가고 싶어 했던 고 3 마지막 졸업여행은 통증이 심해져 입원하는 바람에 갈 수가 없었다. 졸업여행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던 현주. 마지막 학창시절을 보내며 현주의 잃어버린 추억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