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9.02.15 (월)
244회- ‘백산 백호 형제의 희망의 길’ ◈ 방송일자 : 2009년 2월 15일 방송 ◈ 연 출 : 박주미 ◈ 글, 구성 : 김보경 [아기가 되어 버린 둘째아들 백호] 2007년 여름, 호기심 가득한 발걸음으로 뛰어놀기 좋아하던 백호가 서서히 주저앉기 시작했다. 또래보다 말이 느리고 발달이 더디긴 했지만 누구보다 건강하던 백호는 결국 작년 겨울, 아예 누워버리고 말았다. 기저귀를 차고, 분유를 먹고, 아프다는 말 한마디 못하는 백호. 불과 2년 사이, 갑자기 아기가 되어버린 둘째 아들을 품에 안은 엄마는 가슴 저린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활발하고 애교 많던 백호를 꼼짝없이 누워 있게 만든 병은 부신백질이영양증(ALD). 발병 후 시각과 청각 등 감각을 잃게 되는 시간은 고작 6개월 남짓, 2년 내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완치할 수 없는 약마저 없는 상황, 마지막 희망은 병의 진행을 조금이나마 막아줄 로렌조 오일뿐. 하지만 한 병에 이십만 원 가까이 하는 데다 식료품으로 구분된 로렌조 오일은 의료혜택도 받을 수 없다. 하루 먹고살기도 빠듯한 생활, 주위의 도움으로 한 병 한 병 빌려와 필요한 만큼 맘 놓고 먹이지도 못하는데... 아픈 아들을 앞에 두고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부모님은 자책과 미안함에 애가 탄다. [쌍둥이처럼 꼭 닮은 형제, 이것만은 닮지 않길 바랐는데] 백호가 아예 주저 앉아버렸던 작년 여름. 부신백질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환아의 형제 역시 ALD 발병 확률이 높다는 소리에 부모님은 형 백산이의 검사를 서둘렀다. 제발 백산이만은 아니길, 너만은 웃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했건만. 백호와 쌍둥이처럼 닮은 백산이는 몹쓸 병까지 같이 앓고 있었다. 다행히 발병 초기부터 로렌조 오일을 먹여 병의 진행 상태는 더딘 백산이. 하지만 서서히 둔해지는 것 같은 백산이의 모습이 부모님은 불안하기만 하다. 부모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건 백산이가 아직 자신의 병을 모르고 있다는 것. 동생의 아픈 모습을 계속 보아온 백산이에게 더 이상 상처주고 싶지 않은데. 혹시나 자신의 병을 알고서 수많은 꿈들을 포기하는 건 아닐까, 말 한마디 꺼내기가 쉽지 않다. [백산아, 제발 너만은...] 며칠 전 맞춘 교복을 입고 거울 속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백산이. 씩씩한 중학교 생활을 그리는 설렘 가득한 아들의 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만, 미안하다는 말과 눈물 밖에 줄 수 없는 현실이 막막하기만 하다. 백산이 마저 백호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는 부모님은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백산이 너만은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길... 하루하루 불안한 두 형제를 보며 부모님은 그 동안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둘 풀어 놓는다.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해주지 못한 게 이렇게나 많은데... 봄이 오면, 예전처럼 기쁜 마음으로 나들이 갈 수 있을까? 두 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수많은 계획을 세우며 엄마 아빠는 작은 소망을 가져 본다. 잠시도 곁을 비울 수 없는 백호, 하루빨리 병의 진행을 막아야하는 백산이. 두 형제의 아픈 몸과 마음 모두를 감싸 안기에 부모님의 두 팔이 너무나 짧습니다. 은 백산, 백호네 가족의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