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9.05.19 (화)
256회 - 혜은이가 내민 손 ◈ 방송일자 : 2009년 5월 19일 방송 ◈ 연 출 : 박주미 ◈ 글, 구성 : 박영애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넘쳐나는 교실. 아이들이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만들기 위해 고사리 손을 바삐 움직인다. 그 속에 혜은이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에게 줄 카네이션 만들기에 열심이다. 종이접기부터 가위질까지. 친구들은 뚝딱뚝딱 금방 해내는 일을 혜은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몇 번의 실패 를 거듭한 후에야 겨우 해낸다. 꽃 모양도 삐뚤빼뚤... 마음에 썩 들진 않지만 이내 만족하고 만다. 왼손이 불편한 혜은이에게 양손을 사용해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일은 아직도 익숙지가 않다. 갓 태어났을 무렵 팔꿈치 아래 부분이 절단된 혜은이에게는 뭉툭한 팔이 다섯 손가락을 대신하고 있다. 혜은이도 친구들처럼 양 손으로 멋지게 리듬 악기를 연주하고 싶고, 엄마에게 줄 카네이션 꽃도 예쁘게 만들고 싶지만 그때마다 불편한 왼손은 걸림돌이 된다. 올해로 아홉 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혜은이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기저귀에 의존하고 있다. 선천성 난치질환인 척수지방종을 앓고 있는 혜은이. 척수지방종은 지방종에 의한 신경 손상으로 배뇨, 배변 장애는 물론 운동과 감각 기능의 장애를 가져 올 수 있는 병이다. 혜은이의 경우 지방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신경이 손상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심지어 불편한 왼손 때문에 기저귀 가는 일조차 혼자서 해낼 수 없는 혜은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는 극심한 다리 통증까지 호소하는 혜은이. 또다시 혜은이의 병이 악화되는 것일까. 엄마는 오늘도 혜은이 아픈 다리를 보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혜은이를 처음 만난 날, 엄마는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허름한 포대기에 싸여 성당 앞에 버려져 있던 아이. 엄마는 그런 아이를 외면할 수 없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나 엄마와 딸이 되었다. 혜은이와 가족이 된지 8년째. 처음 마주했을 당시, 생명조차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던 혜은이가 이제는 걷고, 뛰며 또래 아이들처럼 성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기적처럼 느껴진다는 엄마. 혜은이에게 또다른 시련이 찾아오지 않길... 지금처럼 엄마 곁에서 밝게 웃을 수 있길... 엄마는 오늘도 혜은이를 위해 기도한다. 하늘이 선물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혜은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이 함께 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