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9.10.13 (화)
273회 - 수범이의 소원을 말해봐 ◈ 방송일자 : 2009년 10월 13일 방송 ◈ 연 출 : 이상하 ◈ 글, 구성 : 이반석 “마음으로는 지구를 천 이백 바퀴 째 뛰고 있어요.” 마음으로는 지구를 천 이백 바퀴 째 뛰고 있어요.” 컴퓨터 야구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수범이의 말이다. 컴퓨터 게임 속에서 홈런을 치고 경기장을 누비는 캐릭터들처럼 신나게 뛰놀아야 할 나이 열여섯 살. 하지만 수범이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손가락을 움직여 마우스를 누르는 일뿐... 걷고, 뛰어놀고, 달리는 일은 오직 상상으로만 짐작해볼 뿐이다. 선천성 관절 구축증이라는 희귀질환 때문이다. 수범이가 태어나던 날, 아빠는 엄마에게 아들을 안겨주지 않았다. 양손과 발이 모두 오그라든 채로 태어난 모습을 차마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몸 곳곳에 관절이 기능을 잃는 희귀병 때문에 수술대에 오른 것만 무려 여덟 번... 열여섯 수범이에겐 거듭되는 수술과 7개월 무렵부터 받기 시작한 재활치료가 인생의 전부였다. “나는 왜 이렇게 낳아 놓았어?” “미안해, 전부 엄마 잘못이야” “나는 왜 이렇게 낳아 놓았어?” 수범이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엄마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수범이가 안고 태어난 병이, 누구의 탓도 어떤 이유 때문도 아니지만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해줄 말이 없었다. 무엇을 한다 해도 아들이 지고 가는 아픔을 대신할 수 없기에... 엄마는 지난 시간을 눈물로 살아야 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을 위해 그림자처럼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16년. 그런 엄마 아빠의 노력 덕분에 수범이는 밝고 선한 아이로 자라 주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을 이마에 여드름이 돋는 소년으로 건장하게 키워냈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지만 아들이 자라갈수록 엄마 아빠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간다. 또 하나의 시련, 눈앞으로 다가온 아홉 번째 수술 요즘 엄마 아빠는 수범이의 체격을 감당하는 일이 힘들어졌다. 품에 안고 가는 것이 기운에 부쳐 얼마 전부터는 쌀자루를 지듯이 아들의 몸을 어깨로 짊어진 채 다니고 있다. 수범이의 뒷바라지는 평생이 가도록 해줘야 하는데, 벌써부터 기운이 달리니 마음만 점점 조급해질 뿐이다. 게다가 또 하나의 시련이 가족에게 찾아왔다. 수범이의 척추가 심하게 휘어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 자식을 또 한 번 수술 대 위에 올려야 하는 부모님에게도, 온몸으로 고통을 견뎌야 하는 수범이에게도 어렵기만 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휠체어 위에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수범이의 꿈과 소원을 응원하기 위해 이 함께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