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276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9.11.10 (화)
276회 -  세준이의 다시 또 한 번
◈ 방송일자 : 2009년 11월 10일 방송
◈ 연 출 : 이상하
◈ 글, 구성 : 이반석   




세준이는 유난히 하늘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비행기를 태워달라며 아빠를 조르던 다섯 살 무렵,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불안한 마음에 찾아간 병원에서 세준이는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그 후로 5년 만에 걸음을 잃었고, 또 다시 5년이 흘렀을 때는 일어나 앉을 수조차 없는 몸이 되었다. 

엄마는 세준이가 마지막으로 걸었던 때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세준이가 열 살이 되던 해, 첫눈이 많이 내린 날. 눈사람 세 개를 만들었던 아들은 엄마의 머릿속에 꿈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 후로 세준이의 말 한마디는 엄마에게 하늘이고 전부가 되었다.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엄마라도 원하는 대로 움직여줘야 세준이가 덜 답답할 것 같아서다. 행여나 세준이가 불편한 곳을 모르고 지나칠까봐 밤이나 낮이나 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보니 마음을 놓고 잠을 자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나지 않을 정도다.  

세준이가 자기 발로 걸어 학교에 간 것은 아홉 살 때가 마지막이다. 그 후로는 10년 가까운 세월을 집안에서만 보냈다. 이젠 함께 놀던 친구들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졌다. 꼼짝없이 방에 누운 채 사춘기를 겪는 동안 세준이에겐 컴퓨터 게임이 유일한 낙이 되었다. 철이 들고 깨닫게 된 두려움이란 감정을 피하고 싶어서다. 이 상태로 병이 계속 진행된다면 가족들 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 살 때 주저앉은 후로, 몸 상태는 단 한 번도 나아진 적이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움직이던 손가락이 자고 일어날 때마다 하나씩 굳어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기대나 희망 따위는 애초에 접어둔 채 살아왔었다. 그런데 얼마 전 찾아갔던 병원에서 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과연 세준이는 오랫동안 잊은 채 살아왔던 꿈과 희망을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품을 수 있을까?  

세준이가 잊고 있었던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이 동행하려 합니다.

회차별보기

전체회차
선택된 컨텐츠 번호 6 전체 컨텐츠 갯수/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