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0.01.26 (화)
286회 - 여섯 살 이고픈 열다섯 상우 ◈ 방송일자 : 2010년 1월 26일 방송 ◈ 연 출 : 공효순 ◈ 글, 구성 : 박영애 - 멈춰 있는 상우의 시간 작은 블록이 쥐어져 있는 왼손. 상우는 부지런히 왔다갔다 몸을 놀리며 블록놀이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한 손과 입을 이용해 블록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추며 즐거운 얼굴로 조금씩 자기만의 작품을 완성해간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블록들은 열다섯 살 상우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다. 엄마, 아빠의 키를 넘어설 만큼 훌쩍 커버린 몸. 하지만 아직도 엄마의 품을 찾고, 업어달라고 조르는 상우의 시간은 여섯 살 무렵에 멈춰져 있다. - 여섯 살 상우에게 찾아온 모야모야병, 그리고 신경섬유종증까지... 여섯 살이 되던 해, 갑자기 쓰러진 상우를 안고 찾아간 병원에서는 모야모야병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진단을 내렸다.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논의되었지만, 당시 할머니가 뇌종양으로 6개월의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상우의 큰아버지까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불행이 연이어 닥치면서 상우의 치료는 미뤄졌다. 결국 상우를 돌볼 겨를 없이 2년이라는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렸고, 뒤늦게 치료를 위해 병원을 다시 찾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친 상우의 몸은 손상되어 버린 뇌 때문에 구부러진 채 굳어가고 있었다. 이미 오른쪽 팔다리에 마비가 왔고,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는 상우는 이대로라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 후 모야모야병과 싸우고 있던 상우에게 몇 해 전부터는 엄마와 같은 증상까지 찾아왔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신경섬유종이 상우의 얼굴과 몸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마냥 어린아이 같은 상우는 한 가지도 감당하기 어려운 병을 둘이나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 엄마의 아픔까지 닮아버린 아들 선하고 착한 웃음이 엄마를 쏙 빼닮은 상우. 하지만 신경섬유종 때문에 점점 일그러지고 있는 상우의 얼굴을 보면, 엄마는 자신이 겪어왔던 고통까지 고스란히 아들에게 물려준 것 같아 괴롭기만 하다. 아픈 아들이 안쓰러운 마음에 상우를 사랑으로만 보듬었던 엄마와 아빠. 상우는 여섯 살의 떼쓰고 보채던 행동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아빠의 울타리 안에서만 커버린 상우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혼자 잘 지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아이처럼 행동하는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하다. 모야모야병과 신경섬유종증이라는 두 가지의 병과 힘든 싸움을 해야 할 상우. 그리고 아들에 대한 자책감으로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는 엄마, 상우가 커갈수록 점점 무거워져 가는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는 아빠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