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0.02.23 (화)
289회 - 열세살 지연이, 꿈을 향해 걷다 ◈ 방송일자 : 2010년 2월 23일 방송 ◈ 연 출 : 공효순 ◈ 글, 구성 : 박영애 - 호기심 많은 열세 살, 지연이의 세상.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저 신기하고 새롭기만 한 열 세 살 지연이. 온 집안을 두 손과 두 발로 토끼처럼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잠시 움직임을 멈춰 창 밖 너머 세상을 바라볼 때에도 지연이의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하지만, 지연이의 몸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버겁기만 하다. 뇌병변 때문에 굳어버린 몸은 마음처럼 움직여 주질 않고, 청각 장애 때문에 세상의 소리마저 제대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소중한 첫 아이의 뇌 병변 진단 엄마와 아빠에게 지연이는 부모라는 이름을 선물해 준 소중한 첫 아이였다. 서툰 손길이었지만 정성으로 키우고 돌봤던 첫 딸, 하지만 지연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자라주지 않았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늦된 지연이를 안고 불안한 마음에 찾아간 병원. 그곳에서 지연이의 뇌가 손상되어 앞으로 모든 발달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지연이가 11개월 무렵의 일이었다. - 포기할 수 없는 내 딸 병을 진단 받은 후 절망스러운 마음도 잠시, 엄마와 아빠는 지연이가 스스로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재활치료에 힘썼다. 꾸준한 재활치료에도 기대한 만큼 좋아지지 않았던 시간들이 10여년. 마침내 간절한 엄마의 바람이 통했던 것일까, 몇 해 전부터 지연이가 혼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붙잡고 위태롭지만 두 다리로 버티고 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조금씩 할 줄 아는 것이 생겨났고, 제법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줄도 알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지연이는 더디지만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답해주었다. - 놓을 수 없는 희망 지난 10년 동안 많은 빚을 지고, 사는 집을 줄여가면서도 지연이의 치료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지연이의 팔다리 근육은 많이 굳어있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지연이를 보며 희망을 놓을 수 없다. 네 식구를 위해 이른 새벽부터 일을 나서는 아빠, 잠시도 쉴 틈 없이 지연이를 돌보는 엄마. 그리고, 아픈 언니를 돌보며 빨리 철이 들어버린 동생 지현이까지... 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은 하나. 지연이가 혼자 일어나 자기 발로 걷는 것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혼자서 걷지 못했던 지연이. 지연이가 한걸음씩 세상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