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0.05.11 (화)
297회-아홉 살 기태의 다시 꾸는 꿈 ◈ 방송일자 : 2010년 5월 11일 방송 ◈ 연 출 : 이상하 ◈ 글, 구성 : 전희영 - “나도 달리고 싶어요” 다가오는 운동회 준비가 한창인 체육시간. 친구들은 운동장으로 모두 나가버리고, 텅 비어버린 교실에 혼자 남아있는 기태. 뒤늦게 도착한 도움반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어주면, 그제야 친구들이 있는 운동장으로 나갈 수 있다. 체육은 기태가 작년까지만 해도 제일 좋아했던 수업시간이었다. 하지만 2학년이 된 후, 흙먼지를 날리며 운동장에서 줄넘기와 달리기를 연습하는 친구들을, 기태는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씩씩한 목소리로 경찰관이 되고 싶다 말하던, 몸도 마음도 건강했던 9살의 기태. 하지만 기태의 올해 가장 큰 소원은 ‘스스로 걷는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 5개월 전, 갑자기 찾아온 마비 작년 11월 26일. 기태가 아직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 날. 기태는 태권도장에서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쓰러진 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됐다.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 내려진 진단은 급성 횡단성 척수염. 뇌와 척추를 이어주는 척수에 염증이 생긴 병이라고 했다. 하루아침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기태. 허리 아래로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소파에 올라앉거나 대소변을 가리는 작은 일에도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감각신경까지 모두 마비되어 버린 몸은, 이제 18개월이 된 막내 동생이 뛰어와 안기기만 해도 힘을 잃어 뒤로 넘어가버리기 일쑤다. 활발한 성격에 반장까지 맡으면서 친구들과 선생님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기태. 하지만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고, 좋아하는 요요 장난감을 갖고 노는 일마저도 쉽지 않는 시간을 보내면서, 기태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지는 날들도 늘어가고 있다. - 시간과의 싸움, 그러나... 급성 횡단성 척수염은 발병한지 3~6개월 안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의 월급으로는, 세 아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대기만도 빠듯한 형편. 지금 기태에게 여러 가지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1회에 몇 만원이나 하는 치료비 때문에 욕심만큼 해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다. 기태가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 믿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엄마와 아빠였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언젠가 일어서고, 걸을 수 있게 되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 기태는 아빠와 엄마, 형과 동생까지 모두 뒤에 태울 수 있는 5인용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한다. 기태와 가족들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