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0.09.14 (화)
308회-일어나라, 내 아들 동인아! ◈ 방송일자 : 2010년 9월 14일 방송 ◈ 연 출 : 정호영 ◈ 글, 구성 : 이수민 - 낯선 모습으로 돌아온 동인이 열네 살 동인이, 원래대로라면,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씩씩한 아이여야 하지만 이미 5년 전부터 모든 것이 제 자리 걸음이다. 어느 날 새벽, 고열과 함께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지더니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7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예전과 변함없이 흘러가리라 믿었지만 그 때 이후로 동인이의 밝았던 모습은 이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동인이는 이제 없다. 대신, 그 자리엔 멍한 시선으로 눈조차 맞추지 못한 채 누워있는 동인이가 있을 뿐이다. 동인이의 병명은 불응성 간질중첩증. 어떤 약물로도 완치가 되지 않는 간질병이라고 한다.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방법도 없다는 병. 그리고 그 상태로 몇 년째 고통스럽게 누워만 있는 동인이. 동인이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 지난 5년간 밤낮없이 살아온 엄마 엄마는 오늘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은 엄마가 하루 중 가장 긴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도 때도 없이 불규칙적으로 찾아오는 동인이의 간질 증상이, 새벽에 더 자주 찾아오기 때문이다. 엄마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단지 경기 증상만이 아니다. 간혹 목에 걸린 가래를 뱉지 못해 기도가 막히거나, 밥 대신 유동식을 섭취하는 호스에 이물질이라도 끼는 사고가 생기면 되돌릴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렇게, 밤을 낮처럼, 낮을 밤처럼 살아온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그 사이 허리 통증과 불면증, 무기력증에까지 빠진 엄마. 다른 어떤 것도 돌아볼 틈 없이 오로지 동인이 생각만 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길고 긴 싸움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 이제는 세상과 다시 마주서야 할 때 동인이가 쓰러지던 그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엄마, 아빠는 동인이가 언젠가는 일어날 거란 믿음으로 세상과 단절하면서까지 오로지 동인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부모님의 시선이 형에게 머무는 동안 동생 동윤이는 모든 것을 홀로 해내야만 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동인이가 나아지리라는 믿음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동인이가 조그만 변화라도 보이면 엄마와 아빠는 희망의 끈을 다잡는다. 비록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기다림이겠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늘 동인이 옆을 지킬 것이다. 동인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세상과 마주 서고자 하는 가족... 그 작은 바람을 이 함께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