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1.04.04 (화)
333회 - 다소와 할머니의 열 번째 봄날 ◈ 방송일자 : 2011년 4월 4일 방송 ◈ 연 출 : 이상하, 이환휘 ◈ 글, 구성 : 전희영 ■ 할머니의 단 하나의 이유, 다소 할머니의 눈은 오늘도 온종일 다소만 따라다닌다. 열 살 다소가 어디로 기어가는지, 어떤 표정으로 있는지 할머니는 다소의 모든 것을 눈으로 담고 있다. 할머니의 시선을 온전히 잡고 있는 다소는 26주 만에 1kg도 안 되는 미숙아로 태어나 뇌가 손상된 아이다. 그 때문에 다소는 소리를 낼 수도,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다. 다소를 낳은 후 후유증으로 대수술을 받고 힘들어하다 자취를 감춘 엄마. 엄마 대신 남아있는 다소를 돌봐온 사람이 바로 외할머니였다. 다소의 옆을 따라다니며 밥을 먹여 키운 지 벌써 10년, 그 긴 세월동안 다소는 할머니의 전부가 되었다. 아직은 더딘 발전을 보이는 다소지만 갑자기 ‘할머니’하고 걸을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할머니는 재활병원으로 향한다. ■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할머니는 다소에게 미안한 것투성이다. 기름 값이 없어 보일러를 틀지 못해 늘 추운 집안과 다소가 넘기 힘든 문턱, 위험한 줄 알면서도 집 안에 둘 수밖에 없는 연탄난로까지... 할머니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부모처럼 잘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다소에게 늘 미안할 뿐이다. 이런 할머니는 다소가 언제나 고맙다. 아무리 힘든 치료를 받아도, 매일 밤 할머니의 어설픈 실력으로 호르몬 주사를 놓아도 절대 울지 않는 다소. 조금씩 변화를 보이는 다소가 할머니는 자랑스럽기만 하다. 늘 미안하고 고마운 할머니의 사랑, 다소. 할머니는 차 안에서 창밖 세상을 보며 소리 없이 웃는 다소를 볼 때마다 행복하다.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재활치료도 잘 받는 다소가 대견스러운 할머니. 할머니는 이런 다소가 삶의 희망과 목적을 준 것 같아 마냥 예쁘고 사랑스럽다. ■ 봄날은 온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시골로 내려온 할머니에게 다소와 생활하라며 집주인이 빌려준 작은 밭. 올해도 할머니는 다소에 대한 희망을 기원하며 씨앗을 심는다. 최근 이런 할머니의 희망에 대답하듯 다소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고관절 탈구로 앉지 못했던 다소가 작년 큰 수술 후 재활치료를 거듭한 끝에 혼자 앉기 시작하더니, 모든 사물에 흥미를 느낀 것이다. 할머니는 이런 다소가 언젠가는 열매처럼 할머니의 바람을 모두 이루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할머니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할머니의 작은 새싹 다소. 그런 다소를 잘 가꾸고, 물도 주고, 거름도 잘 주고 해서 잘 키워낼 거라는 할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