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11.07.25 (화)
349회 - 나도 엄마다! ◈ 방송일자 : 2011년 7월 25일 방송 ◈ 연 출 : 신상민 ◈ 글, 구성 : 김보경 ■ 29살 어린엄마, 수정씨 삶의 전부..이 장맛비가 쉼 없이 쏟아지고 있는 오후. 어두운 방안, 초조한 표정의 수정씨가 연신 창밖을 내다본다. 차 소리에 부리나케 달려 나간 수정씨는 올망졸망한 세 아이와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 하나(6), 둘째 효선이(4) 그리고 막내 시후(3). 올해 29살 수정씨는 3남매의 엄마다. 계란프라이 하나에 밥 한공기로 저녁을 먹고 나란히 누워 잠든 아이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리 죽인 눈물을 흘리는 엄마. 사실 남매는 각각 다른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 하나는 지적장애와 그에 동반한 언어장애로 또래와 의사소통이 힘들어 어린이집에서 동생들과 같은 4세반 수업을 듣는다. 효선이는 뇌성마비로 인한 다리 경직으로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한다. 게다가 3살이 되도록 ‘엄마’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는 막내 시후는 발달지연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 의지할 곳 하나 없이 홀로 세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겨운데 갖가지 문제까지 가진 아이들.. 엄마는 매일 매일이 막막하다. ■ 아이들이 나를 만나 불행한 것 같아요 외출 준비를 마친 엄마가 효선이를 등에 업고 시후의 손을 잡는다. 익숙한 길인 듯 천방지축 뛰어가는 하나를 어르며 엄마가 도착한 곳은 동네놀이터. 굳이 더운 날씨에 세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온 이유는 주변이웃의 항의 때문이다. 아이들의 소음으로 살던 집을 나와야 했던 일이 수차례. 어렵게 다시 구한 집을 또다시 같은 이유로 비워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운 엄마다. 궁여지책으로 아이들의 장난감에서 건전지를 모두 빼버리고 울며 보채는 시후의 입을 손으로 막아보는 엄마. 이마저 안 되자 남매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조차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 아이들. 다른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아이들의 삶이 달랐을 거란 생각이 자꾸만 든다. 엄마는 남매가 있어 행복하지만 왠지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할수록 불행해 지는 것만 같다. ■ 엄마와 3남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엄마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무자비한 가정폭력을 겪어야 했다. 그 속에서 함께 고통 받았던 그리운 어머니..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사람은 12살 때 헤어진 사진 속 어머니뿐이다. 아버지 같이 무서운 엄마는 되지 않기를.. 어머니 없이 자라온 자신이 겪는 외로움을 남매는 느끼지 않기를..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채 아물지 않은 과거의 상처와 혼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의 문제는 자신도 모르게 엄마를 엇나가게 만들고 있었다. 걷지 못하는 효선이와 나이 어린 막내 시후에게 밀려 엄마의 손길에서 항상 뒷전이던 하나.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했지만 그 때마다 엄마는 하나를 무섭게 밀어냈다. 효선이와 시후에게 엄마를 뺏긴 하나는 동생들이 밉다고 했다. 하나가 상처받고 있는 것을 몰랐다는 엄마. 그런 엄마를 끌어안으며 ‘나는 엄마가 좋아’라고 말하는 하나.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들을 위해 엄마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엄마와 3남매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