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토지
토지
방송일 2005.01.02 (월)
선홍빛 치맛자락이 바람에 펄럭인다. 땅을 박차고 나가는 그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푸른 하늘에 웃음을 터트리는 서희. 색동옷에 꽃신을 신고 웃는 서희 12살이 되었고 눈부시게 아름답다. 생글 생글 웃으며 그네를 미는 봉순도 어느새 14살 봉오리 진 꽃이다. 조준구가 흰색 양복을 입고 한창 거드름을 피우고 논길을 지나는데 옆에서 영팔이 조준구 바지에 흙탕물을 튀긴다. 조준구가 영팔을 치러 달려가는데 이용이 막아 서면서 우직한 농꾼들 상대해 봐야 흙탕물 밖에 더 튀겟냐며 싸움을 말린다. 조준구는 여전히 최참판댁에 있으면서 이제는 집안의 사적인 문제까지 간섭을 하고 집안에 있는 하인들 중 조준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길상이 조준구가 시킨 일을 하지 않고 다른 곳에 일을 보고 오다가 조준구에게 치도곤을 당하고 있는데, 서희가 기지를 발휘해서 구해주고 조준구가 이 집안에 자신의 말을 듣는 종놈들이 하나도 없다고 불평하자 서희가 제 말을 듣지 않는 종놈들은 이 집안에 없다고 말한다. 길상은 사랑방에 군불을 집히지 않는 이유는 조준구가 미워서라기보다는 돌아가신 최참판 생각에 눈물이 나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한편 묘향산 움막에 숨어 살고 있는 김환과 별당의 생활은 여전히 궁핍하고 별당의 병이 더 깊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서희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다. 조준구는 예전부터 삼월에게 마음을 두고 있고 어떻게 해서든 삼월이를 품고 싶지만 그렇게 호락 호락하지는 않다. 이용은 아직도 월선이를 마음 속에서 지우지를 못하고 있고 강청댁을 안아 보지만 전혀 기분이 나지를 않고 강청댁은 그런 이용을 보면서 무당의 넋이 씌여서 그렇다고 믿고 있다. 월선은 몸은 비록 이용을 떠나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전히 이용을 흠모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