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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5.01.29 (일)
[그것이알고싶다] 324회 방송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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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첨단 의학의 그늘, 선천성 기형의 굴레
◆ 방송 : 2005년 1월 29일 (토)  밤 10:55
◆ 연출 : 허강일      작가 : 홍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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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지 못하는 아이들, 선천성 기형아

2000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낙태원인 중에서 아이가 
기형으로 진단받아서 낙태를 한 경우는 4.6%. 또한 ‘기형으로 의심되어서’를 
포함한 기타 응답은 10%를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취재팀이 서울 소재 6개
병원에서 총 1,142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선천적 기형이 진단되거나 혹은 의심된다면 낙태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무려 80%를 차지했으며 그 이유로는 대부분 치료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주위의 시선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결국 우리에게 선천적 기형아는 피하고 싶은, 원하지 않는 생명
으로 취급받고 있는 셈이다. 
 
선천적 기형은 대부분 산전검사 과정을 통해 파악된다. 일반화된 초음파검사
이외에 융모막검사, 혈액검사, 양수검사, 정밀초음파 등이 판별도가 높은 기형
진단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다. 물론 산전검사들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확인, 임신을 원만하게 유지케 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반면 태아의 기형유무를 파악하는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산을 앞둔 산모에게, 또 의료진에게 산전검사는 쓰임새에 따라 상반되는 의미를 갖는 ‘양날의 칼‘인 것이다.  

취지가 무색하게 기형아 진단과 낙태를 유도하는 도구로 변질된 산전검사의
문제점과 진단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기형아 진단의 부정확성을 지적하고, 
선천성 기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활용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를 통해 산전진단의 바람직한 모델을 모색해 본다.

선천성 기형아의 치료와 양육,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눠져야 한다!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더라도 선천성 기형아의 부모는 또 다시 세상과 부딪혀야
만 한다. 대부분의 치료비는 본인 부담인데,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되지 않는 경우 아이의 성장에 따라 가족 전체에 커다란 부담이 되곤 한다. 현행 의료급여제도는 생활보호대상자에 한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항목만 의료비를 지원하는데, 대부분 고가의 시술인 만큼 비급여 항목은 온전히 가족의 부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생활보호대상자가 아닌 계층에겐 그나마의 의료보호 혜택도 전무한 실정. 그러다 보니 치료비 때문에 빚을 지게 되고, 다시 빚에 시달려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한 경제적인 곤란 못지않게 주변에서 선천성 기형아를 이상하게 보는 현실도
부모와 아이들을 좌절케 한다. 사실 선천성 기형 중에서 60% 이상은 아직 
그 발생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의 잘못으로
생각하는 사회의 시선은 이들 선천성 기형아와 부모들을 절망케 하는 것이다. 

치료비가 없어 수술시기를 놓치거나 가족이 뿔뿔이 헤어지는 사례들을 통해 선천성 기형 치료 지원의 중요성을 촉구하고, 기형아를 이웃 구성원으로 따듯하게 바라보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