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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5.05.21 (일)
옥분이의 커밍아웃
부산에서 만난 민혁(가명)이는 17살 남자 고등학생이다. 민혁은 어느 날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여자가 되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그런데, 친구들의 반응이 의외다. 남학생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하고 여학생 중에는 목욕탕에 같이 가자며 기뻐한다. 이미 옥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남자 아닌 여자아이로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혁이는 남자 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과 더 잘 어울리고, 방과 후엔 긴 머리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한 채 여자 속옷을 사러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자신이 남자인가 여자인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민혁은 ‘여자’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이들을 살리는 선생님의 열린 사고
이미 유치원 때부터 스스로를 여자라고 생각한 민혁은 사춘기 무렵에 몽정과 발기 등의 평범한 남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가 엄청난 혼란으로 다가왔고, ‘남자 몸에 갇힌 여자아이’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작년부터는 가슴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거듭되는 혼란에 가출과 자살시도로 현실을 탈출하고자 한 것이 여러 번. 그랬던 민혁이가 친구들 속에서 지금처럼 불편 없이 생활 할 수 있는 것은 학교 선생님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민혁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한 교장선생님이 민혁의 수술을 적극 주선하고 부모와 친구들을 설득하는데 앞장서신 것이다.

사춘기 - 처음으로 겪는 혼란
한 청소년 성 상담 관련 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6% 정도가 성 정체성 문제로 고민한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민혁이와 같이 성전환 수술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들도 있고, 수술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신체적인 성과는 반대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아이, 그리고 본래 여자로 태어났지만 가슴이 너무 혐오스러워 떼어내고 싶어하는 아이 등 그 고민들이 의외로 다양하다.
그런데 특이할 점은 취재진이 이들은 만난 곳 대부분이 거리에서라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의 공통점은 학교나 가정을 등지고 자기들만의 모임을 전전하며 방황한다는 것. 이는 친구들로부터는 따돌림 당하고 마땅히 상담할 곳이 찾을 수 없기 때문.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정체성 혼란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10대의 성정체성의 혼란은 성인이 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된다고 한다. 모든 것은 결국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깨닫기까지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지금껏 그들을 방치하거나 억지로 고치려 했다. 소수라는 이유로….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이 아이들이 혼자서 감당하기 벅찬 고민으로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 것인가?

이번 주 정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고난 性을 거부하는 아이들 - 10대 트랜스젠더]편에서는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이해받지 못해 소외되어야 했던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감싸 안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