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5.07.02 (일)
본 회차는 출연자의 요청으로 VOD서비스가 불가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검찰이 기소를 하면 그 중 99%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다. 이는 우리나라 검찰이 자랑하는 숫자이지만 과연 그 가운데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어 있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1심에서 유죄를 받는 비율은 약 7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나의 경우 수사나 기소, 그리고 재판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효율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작년, 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죄판결 4건 중 1건은 수사미진과 법리 오해 등 검찰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마다 수백 건의 사건이 무죄판결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조모(당시 중3)씨 등 3명은 지난 2001년 9월 원주시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의 가혹행위에 못 이겨 죄를 자백, 옥살이를 하다가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이들은 그 당시 허위자백을 강요 받으며 경찰로부터 받은 가혹행위의 악몽에서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불면증과 대인기피증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 후 이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에 대해 “국가는 이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금전적으로 나마 배상해야 한다며 7,1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94년 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강도 강간사건. 경찰은 범인으로 사건현장 근처를 배회하는 김씨를 지목했다. 친지의 도움으로 무죄를 밝혀낸 김씨는 96년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자 또다시 범인으로 지목됐다. 1년여를 복역하다 항소심 재판부가 의뢰한 유전자 감식결과가 나오면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큰 충격을 받았고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채 행방불명됐다. 제작진은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니던 김씨를 어렵게 만났다. 그는 두 차례의 옥살이가 “나의 인생을 짓밟았다”며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0년 10월, 대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둔기로 가슴과 머리를 20여회 난타 당한 뒤 사망했고, 부인도 머리에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로 부인을 지목했고 그 유일한 증거는 부인의 자백이었다. 2차례의 큰 뇌수술을 받고 입원한 상태에서 한 진술이 과연 범죄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부인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그녀는 반신불수의 몸에 한쪽 눈의 시력까지도 잃었고,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불편한 몸으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녀는 얼마 전 있었던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번 주에는 무죄로 확정되기까지 장기간 돌이킬 수 없는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당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형사, 사법 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열 명의 도둑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