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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5.08.20 (일)
한국인 아내를 토막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영국인 남편에게 징역 5년이라는 가벼운 형이 선고돼 영국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형사법원은 지난 7월 26일 한국인 아내 강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폴 달튼에게 과실 치사죄를 적용해 징역5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교민들은 아내를 때려죽이고 사체를 토막 낸 범인에게 너무 가벼운 형이 선고됐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달튼이 아내를 살해한 것은 지난해 5월. 부부싸움을 벌이던 중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고, 아내 강씨는 턱뼈가 부서지고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목으로 넘어가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다. 곧바로 구급차를 불렀다면 강씨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부검결과 밝혀졌다. 달튼은 경찰에 연락도 하지 않고 쓰러진 아내를 며칠간 방치한 채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또한 전기톱과 냉동고를 구입한 뒤 사체를 토막 내 냉동실에 넣은 후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증거를 은폐하고 일본으로 도주했다. 얼마 후 자진 귀국해 체포됐으나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다.

달튼은 재판과정에서 가해자는 자신이 아니라 오히려 억척스런 한국여자인 아내 강씨였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결혼 이래 계속해서 아내의 언어폭력과 비웃음에 시달렸다고 증언했고, 달튼의 변호사는 시종일관 강씨가 비자를 얻기 위해 결혼한 매정한 여성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학대에 시달리다 못해 우발적으로 휘두른 주먹이 살해로 이어졌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배심원단은 전적으로 수용했다. 배심원들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협의 끝에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하지만 교민들은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재판이 진행됐고 피해자 측 증인은 단 한명도 없이 달튼측 증인들만 세운 채 재판이 끝났다며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한해 영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범죄만 5만여 건이 넘는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은 공정한 재판은 물론, 기본적인 수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 한국인 유학생이 영국인 청소년에게 망치로 머리를 맞아 응급수술을 받아야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영국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대낮에 망치를 휘두른 범죄에 대해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현지교민들은 영국의 사법부와 경찰당국에서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범죄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만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해외에서 범죄피해를 입고도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교민들의 실태를 현지취재, 개선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