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5.09.10 (일)
방송 : 9월 10일 연출 : 조욱희, 작가 : 최 경 미혼부 (未婚父), 아이를 선택한 어린 아빠들 1. 숨겨져 있는 미혼부. 그들의 이야기 미혼모 낙태율 30%인 우리나라에서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책임지려는 미혼부들이 있다. 10대 엄마가 아기를 책임지지 않고 떠나는 모습은 이혼 후 아이를 책임지지 않으려는 엄마들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하는 듯하다. 하지만 ‘책임감’만으로 아기를 키우려는 미혼부들에겐 현실적 어려움이 뒤따른다. 10대 미혼모도 문제지만 어린 남자 아빠가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육아 양육 등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10대 미혼부 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 철없는 아이들의 불장난으로 치부하거나 어린 남자가 애는 무슨 애냐라는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이 무엇보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2. 고등학생때 아빠가 된 아이들 ! “아빠가 된 후 나의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 고3 학생인 홍구는 여자친구와 동거 중에 17살 고2때 먼저 아빠가 되었다. 어린 여자친구는 힘들다며 떠났지만 홍구는 아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가 된 홍구는 예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다니던 학교를 야간 학교로 전학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아기를 돌봐야 했다. 경제적 ? 정신적으로 아빠 준비가 되지 않은 홍구가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입양을 권유하며 아기를 포기하라고 했지만 홍구는 절대 핏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른 새벽 신문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며 아기를 키우고 있는 제주 역시 19살의 어린 아빠이다. 제주의 아기를 돌보아 주던 제주의 어머니는 아직 어린 제주가 못 미더워 아기를 제주가 기르도록 맡기기 꺼려한다. 하지만 “내 애는 내가 키운다”며 엄마와 잦은 다툼을 하던 제주는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친구 집에 아기를 데려왔다. 신문배달로 버는 돈 50만원 중 월세 20만원을 내고남은 30만원으로 아기를 키워야 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어설픈 육아상식으로 아기를 키우는 일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3. 아빠는 지쳐가고 있지만 너를 포기하지 못한다. 현재 막노동을 하며 9살 희성이를 키우고 있는 김진태(가명)씨. 19살 아이엄마는 IMF때 집을 나갔고 무려 9년간 김진태씨는 혼자서 희성이를 기르고 있다. 둘이 노숙을 한 적도 있고, 돈 벌러 일 나간사이에 집에 불이나기도 했다. 아빠는 희성이를 입양보낼까도 생각했지만 자신의 아들을 차마 보낼 수 없었다고 한다. 제작진이 처음 희성이를 찾아갔을 때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희성이는 혼자 놀고 있었다. 방안과 냉장고 안에는 쓰레기와 죽은 바퀴벌레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아이는 끼니도 거른채 집에 있었다. 일을 나가는 아빠 때문에 혼자 노는 희성이는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쿠폰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한 달에 쿠폰으로 먹을 수 있는 금액은 5만원. 하루에 한 끼가 전부였고 쿠폰이 떨어지는 날에는 굶을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던 희성이의 귓속에서 죽어있던 바퀴벌레를 발견한 것이었다. 바퀴벌레는 오래 전에 희성이 귀에 들어갔지만 아빠는 병원에 가지 않고 그대로 방치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아빠의 의도적인 학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오랜 시간 희성이를 혼자 양육한 아빠는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에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지극했지만 제대로 돌봐 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는 것이다. 4. 어려운 생활 속에 방치된 부자 가정... 그 책임은? 미혼부는 미혼모에 비해 경제적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우리가 도와야 할 이웃에서 제외 되었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어린나이의 아빠들은 경제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주변 도움 없이는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빠 준비가 안 된 사람이 아기를 낳았다는 질책보다는 아기를 책임지고자 하는 그들의 ‘부성애’를 더 크게 보아야 할 것이다. 그들을 한 가정으로 인정하고 올바르게 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는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된 미혼부들의 실생활을 공개하고 방치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통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함께 생각해 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