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6.02.18 (일)
내 재산 누가 지켜 주나요?- 치매 노인의 재산권 보호 방 송 : 2006년 2월 18일 (토) 밤 10:55 - 11:55 담 당 P D : 박 상 욱 작가: 최 경 몇 년 전 부산지역에선 있었던, 혼자 살던 치매노인을 입원시켜 예금 등을 가로채려 한 사건. 노인성 치매를 앓던 80대 고모 2명을 조카부부가 강제로 노인병원에 입원시키고 예금을 가로 챈 것이다. 이들은 치매에 걸린 두 노인이 의사능력을 상실했던 점을 악용하여 동의 없이 병원에 입원시킨 후, 고모의 예금 4억여 원의 돈을 인출해 자신들의 빚을 갚으려고 했다. 이 사건은 혼자 살고 있는 치매노인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가 취약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아버지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강영찬(가명)씨와 그의 형제들. 시가 약 6억 원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던 강영찬씨의 아버지는, 평소 자신의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대신, 장학 사업 등 뜻 깊은 일에 쓰라고 주위사람들에게 말씀하셨고, 자식들은 그 뜻을 따르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1년 후가 되도록 아버지가 남긴 땅과 관련하여 아무런 세금이 나오지 않자, 경위를 알아보던 강영찬씨는 면사무소에서 기가 막힌 얘기를 듣는다. 땅은 이미 형수 앞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치매를 앓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바로 한 달 전, 잠시 아버지를 모신 형수에게 아버지께서 모든 재산을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현재 아버지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재산을 되찾으려 하고 있는 강영찬씨는, 형수가 의사능력이 떨어지는 치매상태의 아버지를 끌고 가 재산을 빼돌렸다고 믿고 있지만 서류상 문제가 없고 당시 아버지가 치매 상태였음을 입증하기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전국사회복지협의회는 치매환자의 재산피해는 3분의 2이상이 가족 등 아는 사람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는 이미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65세 이상 노인이 전인구의 7%가 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고, 치매환자 유병율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치매노인의 재산은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고,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장치 역시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이번 주 에서는 치매노인의 재산을 노린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짚어보고, 성년 후견제와 같은 제도를 통해 자기 의사능력을 상실한 치매노인들을 위해 그들의 재산과 신상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또한, 치매는 일종의 노인성 정신장애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문제이기에, 유사한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치매에 걸리기 전에 해 두어야 할 일들을 점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