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6.03.11 (일)
* 제 목 : 미국으로 간 아메라시안들 - 혼혈이민 그 후 * 방 송 일 시 : 2006년 3월 11일 (토) 밤 10:55 * 연 출 : 김 종 일 * 작 가 : 홍 정 아 미국으로 간 아메라시안 2차 대전 후 미군이 각 국에 주둔하면서 미국인 아버지와 아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1세대, 이들을 미국인들은 아메라시안 (American + Asian) 이라고 부른다. 45년 미군 주둔이후 태어난 혼혈인들에 대해 우리 사회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또 미군들은 자식들을 남겨둔 채 돌아갔다. 이 땅에서 버림받은 그들을 위해 미국은 82년 이민 특별법을 제정, 상당수의 혼혈인들이 이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현재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미국 내 한국계 아메라시안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워싱턴 주 타코마에서 그들을 만나, 과거의 애환 그리고 현재의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린 시절, 자신이 흑인 혼혈인 줄 모르고 수세미로 얼굴을 문지르던 김종환씨(42세/85년 이주), 그는 부모 모두에게 버림받은 후 수 년 간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21세가 되던 해 어렵게 미국으로 건너왔다. 한인 식당에서 힘든 주방일을 하고 있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굴지의 기업 Microsoft 사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Kevin Kim (42세 / 80년 이주)그 역시 과거 한국에서는 수없는 놀림과 멸시의 대상이었다. 17세에 어느 신부님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유학, 현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어디서든 스스로가 한국계 혼혈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자녀들에게는 한국말로 동화책을 읽어주곤 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 하지만 미국으로 건너온 모든 아메라시안들이 그렇게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수십 년을 한국말을 하면서 한국에서 살아온 이들은 멸시와 차별을 피해 떠났지만, 낯선 아버지의 나라에 적응하는 것 역시 또 다른 고난이었다. 서른이 넘어 이주해 온 탓에 번번히 간단한 영어테스트에 걸려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한 모씨(54세 / 91년 이주) 그는 미국에서 자란 아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웠고, 갱단에 들어가 방황하며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아들 문제로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또한 경기도 파주에서 고물상을 하고 있는 고재헌씨(54세)는 75년도에 이주했다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의 삶을 견디지 못해 3년 만에 귀국했다고 했다. 혼자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우리사회의 혼혈인 - 차별을 넘어 공존으로 이제 혼혈은 더 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2004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10쌍 중에 1쌍이 국제결혼이고, 국내 코시안의 수가 3만을 넘어서고 있다. 수십 년 전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아메라시안들처럼 아버지의 나라에서 성장할 이 아이들에게, 과연 우리 사회는 혼혈이라는 사실이 뼈아픈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알고싶다 -‘미국으로 간 아메라시안들 - 혼혈이민 그 후’편 에서는 한국을 떠나 미국 워싱턴 주에 거주하고 있는 아메라시안들의 이야기를 최초로 공개하고 하인즈 워드를 통해 제기된 우리 사회 혼혈인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