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6.03.25 (일)
* 제 목 : 死刑, 죽어야만 끝나는 죄값인가... * 방 송 일 시 : 2006년 3월 25일 (토) 밤 10:55 * 연출 : 조욱희 작가 : 김미수 死刑, 죽어야만 끝나는 죄값인가... 법무부의 발표이후 사형제 존폐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죽음을 앞둔 사형수들, 과연 그들은 현재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에게 내려진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우리는 8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수들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입을 통해서 증오와 분노 물욕, 욕정 등 살인을 저지르던 순간의 상황과 현재의 심경을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살인피해자 유가족들은 어떻게 살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다른 모든 논리를 떠나서 피해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지 못하는 한 사형제 폐지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1. 단란 주점 여주인을 산채로 생매장 한 장본인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최정수씨. 사건 당시 전혀 뉘우침 없는 태연한 모습으로 22살 나이에 사형선고를 받은 최씨는 이제 31세의 성인이 되어 있었다. 피해자 가족에 대한 참회의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최씨는 매우 평안해보였다. 이제와 돌이켜 보니 당시 자신이 왜 그런 끔찍한 일을 벌였는지 도저히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최씨...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형수 신분이 된 이후 구치소 안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구치소 안에서 자작시를 쓰고 종이건반으로 피아노를 배우는 최씨는 우리가 10년 전 사건당시 보았던 흉악한 눈빛의 살인자가 더 이상 아니었다. 2. 한때 조직폭력배였고 친구와 친구의 애인을 살해하고 암매장까지 한 죄명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씨, 하루 하루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의 얼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만난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으며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였다. 과연 김씨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그는 자신은 사형수가 되기 전까지 악의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으며 이제 다시 태어난 심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제 죽더라도 자신의 죄값을 달게 받을 것이며, 다면 피해자 가족에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3. 학교 선생님을 하던 박씨는 무려 11명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에 휘말려 사형을 선고 받았다. 박씨는 자신이 사형수라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지만,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4. 전국의 사형수는 모두 63명. 우리가 만나본 대부분의 사형수들은 죄를 저지르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형수들 중 일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유영철이 그 대표적인 사형수 중 하나일 것이다. 제작진의 편지에 유영철은‘사형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답장을 보내왔다. 아래는 그의 편지 내용 중 일부이다. “ 교화가능성이 결여된 극악무도한 자들을 국고를 축내가며 격리시켜 늙어죽게 만드는 일은 그 어떤 형벌보다 잔인합니다. 절실히 이 세상과 이별을 원하는 자는 보내줘야 하는 것도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과응보나 권선징악의 교훈이 아니더라도 저 같은 인간이 살아있게 된다면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지 않겠습니까? ............저의 개인적인 견해만큼은 사형제 폐지 반대입니다.“ 5. 살인 피해자 유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1) 큰형이 살해당하자 두 동생도 따라 자살한 안모씨의 경우 유영철에 의해 큰 형이 살해당하자 바로 그해에 둘째 동생은 형의 뒤를 따라 자살하였고, 막내 동생역시 술로 세월을 보내다 세상을 뜨고 말았다. 남은 가족은 세상에 대한 저주와 원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4형제 중 유일하게 남은 안모씨는 차라리 죄를 짓고 구치소에 들어가 유영철을 죽이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국가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사형수는 어쨌든 국가가 돌봐주고 있지만, 자신의 가족은 정신적 충격은 물론이려니와 하루하루 살아갈 어떤 힘도 없다는 것이다. 2) 사형수를 용서했다는 고모씨 어느 날 갑자기 4대독자 아들과 아내 그리고 어머니를 잃었다는 고씨. 그는 수십 번 자살을 생각했다고 한다. 도저히 살아갈 용기도 없었고 정신적으로 견뎌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범인에 대한 분노로 온몸이 녹아드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종교의 힘으로 범인을 용서할 용기를 냈다는 고씨. 그러나 범인에게 용서의 편지를 보낸 그지만 그는 웃음을 잃었다고 한다. 한 인간이 보여주는 고통과 번민속의 숭고한 용서의 모습을 보면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역시 말한다. 범인을 용서하는 것과는 별개로 과연 국가는 치안유지를 위해서 무엇을 했으며, 피해자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 주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