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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6.09.23 (일)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의 미스터리
- 두 아이의 부모는 누구인가?

** 냉동고속의 영아들, 빌라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7월 23일 11시경, 서래마을 인근 파출소에 한통의 신고전화가 접수되었다. 냉동고 안에 꽁꽁 얼어있는 영아의 사체 두 구가 있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고 경찰이 긴급출동한 곳은 서래마을의 한 고급빌라. 영아는 비닐에 쌓여진 채 냉동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칸에서 발견되었는데, 사체 중 하나는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상태였다. 1차 부검 결과, 영아들은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폐에 공기가 차 있는 것으로 보아 정상 분만 된 후 타살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누가, 왜 영아들을 죽이고 사체를 냉동고에 넣어둔 것일까?

** DNA가 말하는 진실은? 
이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인 프랑스인, 쿠르조씨. 그는 가족들과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회사 업무 차 잠시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그는 배달된 간 고등어를 보관하기위해 냉동고를 열었고, 비닐에 쌓여있는 영아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빌라는 사설 보안 시스템이 설치돼 외부인의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경찰의 현장조사 결과에서도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빌라를 출입할 수 있는 보안카드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필리핀 가정부와 휴가기간 중 집을 봐주기로 했던 친구 P씨였는데, 경찰의 수사결과 이들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던 중 국과수의 DNA감식결과가 나왔는데, 죽은 영아의 아버지로 밝혀진 사람은 다름 아닌 집주인 쿠르조씨였다. 이 사건의 신고자이면서 경찰의 수사와 DNA검사에도 순순히 응했던 그가 영아들의 아버지로 밝혀진 것이다. 또한 집안에 있던 빗, 칫솔 등 쿠르조씨의 부인 베로니카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생활용품을 수거해 DNA검사를 의뢰한 결과, 영아들의 모계유전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임신 한 적이 없는 엄마의 아이들. - “우리는 부모가 아니다.”
하지만 쿠루조-베로니크 부부는 프랑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 자신들은 영아들의 부모가 아니라며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들은 한국의 DNA검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한국경찰의 수사가 터무니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쿠르조부부가 2002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들을 지켜 본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베로니크가 임신 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쌍둥이였다면 배가 많이 나와 주위사람들 모르게 출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고, 두 번에 걸쳐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남편인 쿠르조씨 모르게 출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이고, 만약 쿠르조씨가 알았다고 하더라도 왜 굳이 신고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더욱이 인자하고 선한 인상의 베로니크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 지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이다. 

**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것인가? 
영아 유기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쿠르조-베로니크 부부는 현재 프랑스의 고향마을에서 지내고 있고 한국행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와 프랑스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은 되어 있지만, 양국 국회의 인준을 받지 못해 아직 발효는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 사법당국에서는 한국에 형사사법공조요청을 해왔고, 현재 법무부를 통해 한국의 수사기록이 프랑스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우리 사법당국도 쿠르조부부의 출석통지서를 프랑스 측에 보내놓았지만, 이 사건의 사법주권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에 대한 시각차가 커 쉽게 결론이 안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경우 사법주권이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범죄수사의 속지주의가 우선시된다는 국제사법관례상 우리 사법당국이 사법주권을 행사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초동수사단계에서 쿠르조씨가 프랑스로 귀국해버려 사법주권을 행사하기가 현실적으로는 어려워진 상태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쉽게 해결될 수도 있었던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이 막연한 추측만 무성한 미스터리 사건이 된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보고자 한다. 또한 사건의 초동수사단계에서 쿠르조씨에 대한 신병확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알아보고,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중요한 열쇠를 갖고 있는 신고자이자, 참고인이 외국인인 경우 국외로 가버리면 사실상의 수사가 어려워지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