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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7.09.01 (일)
○ 제    목 : 사라진 웃음을 찾습니다 - 장애인 가족의 그늘
	○ 방송일시 : 2007년 9월 1일 (토) 밤 10시55분
	○ 연    출 : 강범석  / 작   가 : 최경 

** 장애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뗀 아버지

지난 8월 8일 중증 장애인 아들이 뇌사상태에 빠지자 아버지가 인공호흡기를 떼 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열 살 때부터 근육이 경직되는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아온 1급 지체장애인인 아들이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는데, 아버지는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후 집으로 데려왔고 아들은 곧바로 숨을 거둔 것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아버지는 ‘인륜을 져버린 아버지’라는 비난을 온 몸으로 감수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큰아들이 온 몸의 근육이 점차 줄어드는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아버지는 그때부터 10여 년 간 광주에 있는 장애인학교까지 매일 아들을 태워 등하교시키기 시작했고, 같은 병에 걸린 둘째 아들의 병간호까지 도맡게 됐다. 부인과는 갈등을 겪으며 헤어졌고, 그 자신도 올 2월 위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했지만 애들 때문에 20일 만에 퇴원해야 했다.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두 아들을 키워 아들의 졸업식 날 ‘장한 어버이 상’을 받기도 한 아버지였다. 이런 그가 자신의 손으로 아들의 호흡기를 떼 낸 것이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혼자 크는 아이, 장애 아동의 비 장애 형제들

장애 아동을 두었다는 것은 부모뿐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한 가정에서 장애 형제와 함께 성장하고 생활하는 비 장애 형제들은 직접, 간접적으로 성장 발달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아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어린 나이의 형제들도 일상  생활 속에서 주어지는 부담과 책임감등으로 인해 심한 압박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7살 소연이는 선천성 순적혈구 빈혈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9살 오빠가 있다. 항상 아픈 오빠가 집안의 중심이고 모든 생활이 오빠 위주로 돌아간다. 오빠 때문에 속상한 일이 많지만 엄마는 항상 자신에게만 참으라고 말한다. 엄마가 오빠를 돌보느라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이 집 저 집을 전전하며 생활해야 하고, 최근 3달 동안은 엄마를 만날 수조차 없었다. 한창 엄마가 필요할 나이에 장애가 있는 오빠에게 엄마를 내어주고 엄마가 힘들까봐 눈물도 보이지 못하는 소연이는 대부분의 장애 아동 형제들이 겪어야 하는 과정을 이제 막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부담과 마음의 짐은 단순히 장애아동을 둔 가정이나 개인의 일로 보기보다는 우리의 사회적인 과제로서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 장애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집안에 장애 아동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가족은 장애 아동을 항상 보호해야 한다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과 무력감, 우울, 불안 등에 시달리고 가족 간의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장애아동 가족이라는 낙인과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중증장애를 가진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그 가족 전체는 사회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가족이 겪는 극심한 고통은 장애당사자들의 고통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중증장애아동을 키우며 심각한 갈등을 겪는 가족들의 고통에 주목하고, 가족해체 일보직전의 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사회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