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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8.02.02 (일)
○ 제    목 : 위험한 폭로 - 동성애 아웃팅
○ 방송일시 : 2008년 2월 2일 (토) 밤 10시 55분
○ 연    출 : 임 찬 묵  / 작   가 : 이 해 연 

폭로 -“그는 동성애자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타인에 의해 본인이 동성애자인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아웃팅(outing)”이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가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서 많이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정신이상으로 생각하거나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수준에서 준비 없이 자신의 성정체성이 밝혀지는 아웃팅은 차별적 사회가 던지는 각종 위험 요소에 대책 없이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다른 누군가의 동성애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는지 살펴보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우리 사회의 동성애혐오증을 고발한다.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들

  밤길을 걷던 청년 P씨는 수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갑자기 등 쪽으로 뭔가 끼얹어지는 것을 느꼈고 순간 옷에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염산이었다. 재빨리 옷을 벗어던지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를 증오에 찬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P씨에게 더할 나위 없이 친절했던 동네 형님이었다. P씨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그에게 밝힌 적이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들은 범인이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저지른 증오범죄였다.
  최근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성소수자 중 24.7%가 아웃팅된 경험이 있고, 그중 58.0%가 폭력/퇴사/의절/성폭력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을 유지해야하는 많은 성소수자들은 아웃팅하겠다는 협박과 동성애 증오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원치 않는 사람에게까지 자신의 성 정체성이 더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신고를 꺼려하고, 경찰에 신고 되더라도 근거법이 없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호모포비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어렵사리 마련한 직장에서 쫓겨나고,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한다. 개인적인 능력, 취향 등은 모두 사라지고 그 순간부터 그는 ‘동성애자’일 뿐이다. 삶의 기반을 빼앗기고 모든 인간관계를 잃는다.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보이지 않는 살인’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성애에 대한 적개심이 당연시 되는 이런 사회에서 많은 동성애자들은 살기 위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에 만연한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성향으로 악의적인 아웃팅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인식은 법과 제도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입법 예고된 차별금지법에서조차 ‘성적지향’ 항목이 제외된 것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차별에 대한 법적 기초를 마련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지만, 보수단체의 반대로 성적지향이 삭제된 채 국회에 상정되어있다. 많은 인권단체에서 이것은 차별금지법이 아닌 차별조장법이라며 적극 반대하고 있지만, 사회적 무관심 속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한 인간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사회와 제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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