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6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8.03.15 (일)
제목 : 70대 老어부는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 - 보성 어부 연쇄살인사건의 진실 방송 : 2008년 3월 15일 (토) 밤 11:05 "처녀니까 만져보고 싶어서 그랬다?" 보성 앞바다에서 20대 남녀 4명을 자신의 배에서 연쇄살해한 어부 오 모노인(71)에게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다. 유영철, 정남규 등 희대의 연쇄살인마에게나 내려지던 사형언도가 오 씨에게 내려진 이유로 재판부는 ‘반성의 기미가 없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재범의 우려가 높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남 5녀의 아버지였고 50여년 물고기를 잡으면서 한 차례의 폭행 외에는 별다른 전과도 없는 ‘평범한 어부’였던 오 씨. 인생을 정리하면서 다복하게 보내야할 70세 古稀의 나이에 왜 그는 흉측한 연쇄살인범이 되었을까? 범행동기를 묻는 경찰에게 “처녀니까 만져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태연히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 황혼의 싸이코패스(psychopath)인가?, 뒤늦게 터진 惡魔性의 시한폭탄 유영철, 정남규 등 잔인한 연쇄살인범들은 보통 싸이코패스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들은 뇌기능상의 특이점으로 희생자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한 번의 살인으로 끝나지 않고 연쇄살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오 씨의 경우 첫 번째 살인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똑같은 방법으로 두 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했고,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피해자들을 막대기로 찔러가며 익사시키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체포되기 전까지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는 점 등에서 싸이코패스의 특징을 일부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만약 그가 싸이코패스라면 왜 그런 특징이 한창 젊은 시절도 아닌 70세 황혼기에야 나타난 것일까? 범죄전문가들은 노년기에 연쇄살인범이 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드문 경우라고 말한다. 오 씨에게 싸이코패스의 성격이 잠재되어 있었다면 그것을 촉발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몇몇 범죄전문가와 뇌신경학자들은 조심스럽지만, 일부 노년기에 발생하는 뇌기능 장애(노화현상)가, 본래 성격장애 같은 내면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경우, 그것이 범죄로 이어지는 한 요인이 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노화로 인한 뇌기능 장애 중에는 싸이코패스의 경우처럼 슬픔이나 감정을 느끼는 뇌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고, 일시적으로 과도한 성욕구가 분출되는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청, 장년기에는 내면적인 성격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나 사회관계에서 어느 정도 억제가 될 수 있지만, 노년기에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 심해질 경우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폭력성이 우연한 계기로 발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 약자(弱子)의 범죄, 피해자들 역시 약자(弱子)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과가 없던 76세의 한 노인이 사소한 금품을 훔치기 위해 91세 할머니와 72세의 한 가게주인을 잔인하게 연쇄 살해 했다가 잡혀 사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60대 퇴직 공무원이 엉뚱한 오해로 무고한 60대 독거 노인을 살해한 일이 발생했다. 가해자가 노인일 경우, 보성 어부 사건의 경우처럼 피해자가 방심하기 쉬어 더 범행에 노출되기 쉽고, 또 주된 피해자들 역시 사회적 약자인 노인이나 여성, 어린이가 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체범죄에서 60대 이상 노인들에 의한 범죄 비율은 아직 매우 낮은 수준. 하지만 추세는 다르다. 법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노인수감자가 97년 578명에 비해 2007년 10월 현재 107% 증가한 1199명으로 조사됐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더 진행된 일본은 ‘폭주(暴走)노인’이란 표현이 유행할 정도로, 10년전보다 노인범죄의 수가 4배로 늘었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위협. 우리의 대책은 무엇인가? 연 출 : 정 철 원 / 작 가 : 박 경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