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477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8.05.31 (일)
제목 : 내 아이는 볼모였다 - 청소년 교환학생의 함정
방송 : 2008년 5월 31일 (토) 밤 11:15
      
안마사 일을 하고 지하방에서 사는 아이들
      
   미국 남부에서 공립학교 교환학생 과정에 참가한 고등학생 지은이(가명)는 밤마다 현지 호스트 집주인이 잠들 때까지 안마를 해야만 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이 넘게 안마를 하고 나면 팔이 저리고 손에 힘이 풀려 학교 숙제도 할 수 없었다. 
   미국 중부에 사립 교환학생을 보낸 수연이(가명) 어머니는 이름 있는 유학원을 통해 딸을 보낸 만큼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딸이 묵고 있는 곳은 햇볕도 들지 않고 수도관의 물이 흥건히 고이는 지하방이었다. 매달 4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보냈지만, 유학호스트인 집주인은 장애인인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까지 시켰다. 
   지은이, 수연이는 생활을 견디다 못해 현지 프로그램 관리자에게 호스트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역관리자는 두 사람 모두 ‘생활 부적응’이라는 이유로 강제귀국 시켰다.


‘아륀쥐’세대의 눈물

   만 15세에서 18.5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국무부 주관’이라 믿을 수 있고, 학비와 체제비가 전혀 들지 않아 1년에 2000만원 내외의 돈으로 미국을 경험하고 영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학원의 설명이다. 실용정부가 ‘영어몰입교육’을 선언한 후 영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어졌고, 영어몰입교육이 아니라 영어교육에 몰입된 대한민국의 아이들, 이른바 ‘아륀쥐’세대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교환학생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이 누구에게나 성공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교육에 몰입하는 대한민국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 돈으로만 보이는 일부 유학원, 미국현지재단과 호스트들은 이들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업계에서조차도 교환학생 중 10%정도는 문제가 있는 케이스로 보고 있을 정도이다. 교환학생 선발과 귀국까지 모든 권한을 가진 미국재단은 자격 미달의 호스트를 아무 거리낌 없이 제공하고, 호스트는 아이들을 가정부로 이용하고 있다. 유학원은 미국 현지를 통제할 수 있는 어떤 능력도 없으면서 모든 것이 안전하다고만 선전한다. 
    공립교환에 사람이 모이자 단순 유학을 말만 바꿔 상품으로 만든 ‘사립교환’ 프로그램까지 생기고, 이들을 이용한 미국현지재단의 사기사건까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현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출국을 하고, 유학원과 미국재단의 문제를 알게 되더라도 현지에 자신의 아이를 볼모로 잡힌 부모들은 ‘강제귀국시키겠다’라는 협박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한 유학인가

   실제로 소비자원에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지난해만 560여 건이 신고 되었다. 교육부는 유학원이 교육기관이 아니라며 아예 손을 놓고 있고 있다. 한국의 학원에서 받는 것보다 못한 교육을 위해 들인 비용과 시간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는 허울뿐인 ‘교환학생’의 유혹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이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안마사 일까지 시키는 현지 홈스테이 프로그램의 허울을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