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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8.10.11 (일)
제목 : 부동산 공화국의 위기 - 내 집은 어디 있는가?
방송 : 2008년 10월 11일(토) 밤 11:20
         
부동산 버블의 붕괴, 위기는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교포들의 밀집 지역인 LA에서 한 시간 반 떨어진 신도시이다. 한때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이곳이 현재는 유령 도시가 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도시 곳곳에 빈집들과 집을 내놓는다는 표지판이 즐비하고 갱스터의 소굴이 되어 총알 자국까지 남아 있는 담벼락들이 보였다.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이고  잡초가 무성한 빈 마당을 서성이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부동산 위기는 현지 교민들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여러 채의 집을 보유했던 사람이나 실제 거주를 위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 할 것 없이 주택을 압류당하고 거리로 쫓겨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 거품의 붕괴, 과연 먼 나라만의 이야기인 것일까? 
       

비어있는 도시,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산의 한 아파트. 이미 입주가 시작되었지만 아파트는 여기저기 비어 있다. 밤에도 불이 켜지지 않는 집들이 많아 분위기도 을씨년스럽다. 곳곳에 미분양으로 비어 있는 아파트들이 넘쳐나고 있는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건설사가 미분양 물량을 주공에 통째로 매각하였고 주공은 이를 임대로 전환했다. 이곳의 주민들은 평생을 모은 재산으로 입주한 아파트가 임대아파트가 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도의 또다른 아파트. 이 곳 역시 많은 집들이 비어 있다. 너무 비싼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해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에서 만난 김00씨. 버거운 대출을 안고 입주에 성공했지만 한 달에 내는 이자만 300만 원. 이자 때문에 살림살이도 다 팔아버려 화려한 아파트 내부에는 이부자리만 덩그러니 남았다. 양도세 때문에 3년 내에는 팔수도 없는데 이제 더 버틸 자신이 없다며 이 집이 정말 내 집이냐고 그는 취재진에게 반문했다.
미분양 아파트만 16만 호가 넘는 가운데 여전히 새 아파트가 전국 방방곡곡에 속속 지어져 올라오고 있다.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 그럼에도 정부는 향후 10년간 500만 호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한 꿈인가?

현재 재개발 철거 지역에 살고 있는 박00 할머니는 40년을 산 집을 포기하고 타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두렵다. 근처 집은 다 헐리고 언덕 위에 할머니의 집만 홀로 남아 있다. 아들을 다 키웠고 손자까지 크고 있는 이 집, 이번에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안다. 할머니는 이 집을 지키고 싶다. 재개발이 되면 동네는 깨끗하고 살기 좋아지겠지만 할머니 기억 속의 동네는 없어지고 말 것이다.
뉴타운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이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다시 입주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입주권이 나온다고 해도 비싼 추가 분담금을 내지 못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뉴타운 계획이 발표되는 순간 이미 주변 지역의 집들까지 가격은 모두 오른 상태, 더 싼 곳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내 집은 허물어지고 얼마 되지 않는 이주 보상금으로 전세, 월세, 쪽방촌, 비닐하우스까지 내몰리는 사람들. 그들을 위한 진정한 주거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PD : 이동협    작가 : 신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