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8.10.25 (일)
제목 : 팬덤르포 - 사생 뛰는 아이들 방송 : 2008년 10월 25일(토) 밤 11:10 위험천만한 한밤의 질주 - 사생택시 지난 3일 밤, KBS의 한 음악프로그램이 끝나고 한 아이돌 그룹의 차량이 출발하자 택시와 렌터카가 경적을 울리며 그 뒤를 따랐다. 밤12시, 그들은 공개방송 현장인 임진각의 한 공원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그룹의 차량을 추격하던 한 택시기사에 의하면 차량들은 사생택시이며,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궁금한 학생들에 의해 대절되었다고 말한다. 연예인들의 숙소, 식사 장소, 심지어는 데이트 현장까지 사생활을 따라가 준다고 했다. 다른 택시기사는 KBS에서 임진각, 그리고 돌아갈 숙소까지 20여만원에 직장인과 고등학생 4명을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동방신기’의 방송 순서가 끝나자 마자 순식간에 10대가 넘는 택시와 승용차가 밴차량을 따르기 시작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차량을 따라 잡으려 안간힘을 쓰며 시속 140~17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들. 취재진이 준비한 고급 승용차로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형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도 이런 추격전 끝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생택시의 기사는 오늘은 천천히 온 것이며 서울시내에 사생택시를 해온 차량만 100여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숙소 근처에 도착한 아이들. 그들은 그날도 그룹의 멤버가 개인적인 일을 보러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밤을 새웠다. 사생 뛰는 아이들 24시 - 숙소 앞에서 밤새우고, 학교가고... 유명 연예인들의 단골 헤어?? 앞. 00양(중학생)은 시험기간인데도 친구들과 아이돌스타의 사생활을 지켜보기 위해 왔고 그것을 ‘사생 뛴다’고 표현했다. 2~3일 기다려도 얼굴 한번 볼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새벽까지 기다리다 아침에 바로 학교에 갈 때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00양은 사생 뛰는 것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나만이 알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줘 강한 중독이라고 말한다. 지방도시에 사는 00양(중3)도 두 달에 한번은 꼭 서울에 올라온다고 한다. 이번에도 2박3일간 연예기획사, 숙소, 그리고 밤거리를 헤매며 지내고 있다. 동행취재한 중학교 아이들은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잠깐 찜질방에 들렸다가 1시간 후 또 좋아하는 아이돌스타의 헤어?事막? 향했다. 일부 아이들이 사생활동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계기가 되고 사회의 병폐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수퍼주니어의 사생활을 따라다니던 사람에 의한 절도사건, 사생차량과 연예인 차량의 교통사고 등 탈선과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00양의 사생 뛰는 하루를 통해 아이들이 왜 사생에 몰두하는지를 알아보고 사생 차량에서 외국인 사생까지 위태로운 사생 활동을 밀착 취재한다. 사생활 침해와 공방 사생뛰는 아이들과 상대적으로 인기 연예인들은 사생활 노출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취재기간 중 좋아하는 아이돌스타의 비행스케줄을 알아내고,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한 것을 실시간으로 알아내는 일이 있었다. 한 아이돌 스타는 한 방송 녹화현장에서 ‘저희 집까지는 오지 않았으며 좋겠다’고 팬들에게 당부하고, 과거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생 뛰는 팬들을 걱정하는 뜻을 밝혔다. 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연예인과 일부 팬들이 위험천만한 상황들에 노출되어 있으며 항상 주의하고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일부라고 하더라도 팬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어 ‘필요악’ 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미래 지향의 팬덤 문화 80년대 조용필의 오빠부대로 시작된 팬덤 문화는 서태지의 노래 ‘시대유감’이 사전심의로 기사가 완전 삭제되었다가 이에 강력 반발, 음반사전심의제가 폐지되는데 기여하는 등 음악소비자 운동으로 번져나갔다. 과거 맹목적으로 연예인에 열광하던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기부나 봉사활동 등 연예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각종 사회 활동을 비롯해, 온라인 웹진 제작과 같은 홍보활동 등, '팬컴(fan company)'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형화, 조직화되어 대중문화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예인의 팬들이 연예 문화의 소비자에서 적극적인 주체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 '팬덤문화'의 흐름을 돌아보고, 평균연령 18.4세의 아이돌스타 [FT아일랜드]와 동행취재를 통해 급변하는 한국의 팬클럽 문화에 대해서도 취재한다. 팬클럽들의 활약상에 주목하고, 또 바람직한 팬덤 문화는 어떤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제작 : 최 성 PD / 박희경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