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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9.02.21 (일)
제목 : 죽이고 싶어 죽였다?! - 강호순 살인 미스터리
방송 : 2009년 2월 21일 (토) 밤 11:15

 “우리도 알고 싶다. 그가 왜 여자들을 죽였는지......”
 지난 2년 동안 경기서남부 지역 부녀자 7명을 무참히 살해한 강호순. 조사했던 수사관들도 그가 왜 죽였는지에 대한 의문을 끝내 풀지 못했다. 도대체 왜 죽였을까...    
 살해한 7명의 여자 중 원한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4번째 피해자인 조선족 김 모 여인은 12시간 동안 서로 호감을 갖고 데이트를 즐길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그런데, 왜 죽인 걸까......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
 충격적인 고백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강호순. 
 죽이고 싶어서, 단지 죽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죽였다... 
 과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는 정말로, 왜, 일곱 명의 죄 없는 부녀자들을 죽인 것일까. 범행동기를 분석하고 알아야만, 연쇄살인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강호순 측근들의 증언을 통해, 그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증언 Ⅰ] 첫 범죄 - 친절함 속의 교활함

“평소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사람인데, 그날 갑자기 친절하게 접근을 했슈.”
“갑자기 소를 끌고 와서 싣자는 거여.” 
               - 소도둑 공범 조○○氏   

 전과 8범, 강호순의 첫 범죄는 하사관 복무 시절의 소도둑 사건. 소를 훔쳐 팔다 적발돼 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이등병으로 불명예 제대했는데... 우리는 범행 수법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마을에서 머슴처럼 일하던 조○○氏를 공범으로 만든 것. 강호순의 교활함과 집착이 드러나는 사건이다. 강호순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증언 Ⅱ] 여성에 대한 집착 - 이 세상 어느 여자도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

“부인은 말 그대로 집에서 밥해주고 집만 지키는 여자죠. 머슴, 성적 도구에 불과해요.”
“걔는 혼인신고하고 살아도, 다른 여자들 있으면 자기 총각이라 그러고 선 보러 다녀요.”
               - 강호순의 측근 김○氏   

강호순의 최측근이라고 밝힌 김○氏의 뜻밖의 증언. 김○氏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강호순이 고등학생 시절부터 여성을 대하는데 있어서는 대단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어눌한 충청도 사투리로 초행길인 척, 다 알고 있는 지리임에도 모르는 척 길을 물어보면서 여자를 태우는 수법역시, 20대 때부터 쭉 이어져 온 방법이라는 것. 
그의 여성편력은 1년 10개월에 걸친 공백기에도 이어진다. 무려 다섯 차례의 살인을 저지르고 난 뒤에도 여자에 대한 탐닉은 계속됐는데... 저수지의 오두막이 데이트 장소. 데이트 시간표를 제대로 짜지 못한 날은 3명의 애인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측근인 김○氏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제작진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여성을 탐닉했던 사람이 왜 여성 살인마로 변한 것일까. 그 계기는 무엇일까. 

[증언 Ⅲ] 진짜 첫 번째 살인은? - 새롭게 등장한 무동기 쾌락형 연쇄살인마

 “보험은 걔가 공부도 하고 그랬어요. 
내일 (교통) 사고 날 거라고 하더니 정말로 병원에 누워있더라고요.” 
               - 강호순의 측근

“나 이제 (강호순과) 그만 살고 싶어,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돼, 이렇게 얘기했어요.”
               - 방화로 사망한 넷째부인 가족

2006년 12월 13일, 첫 번째 살인. 하지만 첫 살인에서 흔히 드러나는 우발성, 망설임 등의 흔적이 전혀 없다. 범행을 위해 차량을 개조했을 정도로 계획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첫 번째 살인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그렇다면 첫 살인은 무엇인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2005년 10월 장모집 화재가 방화 살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세 번째 부인과 이혼도 하기 전에 동거를 시작했다는 넷째 부인 장○○氏. 주변 사람들에겐 화목한 가정으로 기억되고 있었으나 새롭게 드러난 균열의 조짐들... 
장모집 화재 당시 강호순은 바로 옆방에 있던 부인과 장모를 구하려고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강호순의 핵심 측근은 그가 보험사기의 달인이었다고 증언했는데... 
여기에 전문가들은 연이은 1999년부터 시작된 방화 사건들이 연쇄 살인의 전주곡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성적 쾌락이 방화를 통한 성적 희열로, 다시 살인을 통한 극단적 쾌락 추구로 발전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강호순의 등장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 강호순을 기른 한국 사회

특별한 동기 없이 자신의 극단적 쾌락을 위해 타인을 재물로 삼는 살인마. 2004년 유영철, 2006년 정남규에 이어 다시 2년 만에 등장한 연쇄살인범 강호순. 그들은 왜 이 시기에 한국사회에 등장했는가. 그 사회, 경제적 배경은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CCTV, 유전자은행 등 연쇄살인마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사회의 담론은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점점 더 늘어나는 연쇄살인... 그들을 사이코패스로 낙인찍고 영구히 격리하면 끝나는 것인가. 연쇄살인범을 기른 우리사회의 병리 현상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해 본다. 

연출 : 최삼호 / 작가 : 박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