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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9.03.14 (일)
제목 : 왜!  나랏돈은“눈 먼 돈”이 되는가?
방송 : 2009년 3월 14일 (토) 밤 11:10

간 큰 공무원의 26억 횡령사건 -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지난 2월 16일, 오전.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한 안@@씨는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 순간, 감사실 직원에게 체포당하는데.... 그의 죄명은 횡령죄. 그는 자신이 담당하던 장애인 복지보조금 중 26억여 원을 횡령, 고급 외제 승용차와 명품 쇼핑, 그리고 해외여행에 이 돈을 썼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안씨의 횡령행각이 무려 3년 3개월 동안 72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음에도 처음 범행이 시작된 2005년에서 무려 4년이 지나서야 밝혀지게 된 것!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도대체 어떤 수법이었기에... 
경찰이 안씨를 검거했을 때 안씨의 반응은 “잡힐 줄 몰랐다”.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횡령하면서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안씨는 공금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수천만 원을 이체하는 대담성까지 보였는데.... 
안씨의 횡령이 이루어지던 3년 3개월 동안 안씨의 상급자는 무려 8명! 게다가 그들은 구청 내에서도 꽤나 능력있는 사람들이라고 인정받은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수법을 썼기에, 3년 3개월  8명의 상급자들을 속이고 26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일까? 

공범이거나 vs 무능했거나
그런데 안씨의 횡령 수법은 예상과는 달리 지극히 단순했다. 상식적으로 결재라인에 있는 상급자들이 눈 뜨고 결재를 했다면 도저히 모를 수 없을 것 같은 방법이었는데....  
상급자들은 이런 안씨의 범행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지난 2월 23일, 민주당 박은수 의원과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안씨의 상급자들이 이번 사건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7년 10월 C 팀장이 상급자로 오면서 장애인 복지 보조금 지급대상자 상세명단을 첨부하라고 하자 2007년 12월까지 3개월 동안 공금을 횡령하지 못하였다는 것. 뿐만 아니라 안씨의 친척이 현재 양천구청의 고위 공직자라는 점을 들어 안씨의 횡령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무엇이 간 큰 공무원을 만드는가? 
그런데 취재 도중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2월 말, 양천구청에서는 또 다른 횡령 사건이 있었다는 것. 여성복지과에서 퇴직한 직원 이모씨가 1억 5천여만 원을 횡령한 사건이 지난 해 말 밝혀졌고, 그 일을 계기로 감사가 시작된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만약 이모씨의 횡령 사건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안씨의 범행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다면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복지 보조금을 비롯한 각종 국고 횡령사건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일이 터지고 나면 상급자들은 “담당자의 양심을 믿었던 죄”라고 말하는데, 그만큼 담당 공무원의 양심 이외에는 시스템적 방어 장치가 없는 현실. 한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의 국가 예산을 만지는 일에 대해 과연 공무원 개인의 양심에 의지해도 되는 것일까? 
범행 후 6년 뒤에야 밝혀진 철도청 공무원의 28억 횡령사건에서부터 지난 해 11월 강원도청 횡령사건, 그리고 최근 연이어 터진 용산구와 해남의 오랜 기간 묻혀있던 복지 보조금 횡령사건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눈 먼 나랏돈은, 도처에 깔려있다!!!
그런데, 공무원의 횡령으로 버려지는 금액은 “눈 먼 나랏돈”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데.... 국가에서 책정한 각종 보조금은 “먼저 타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돌 정도. 국가의 경기 부양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그리고 어려운 농민과 서민을 위해 책정된 돈은 과연 제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을까? 일반 시민들은 그 이름도 용처도 알 수 없는 나랏돈을 “어떤 사람들”은 자기돈 쓰듯 꺼내 쓰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랏돈이 눈먼 돈이 되는 이유
내 주머닛돈 천 원 쓸 때는 철저한 사람들이 왜 나랏돈 1억이 허투루 쓰이는 데는 무심한 것일까? 단지 “내 것이 아니므로”라고 말하기엔 그 액수와 규모가 너무나 크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갈 때는 피같은 돈 혈세가 사용 될 때는 “눈 먼 나랏돈”으로 둔갑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추적해보고, 그 대안을 찾아본다.

PD : 김지은
작가 : 김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