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9.04.04 (일)
제목 :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 끝나지 않은 보육전쟁 - 방송 : 09. 04. 04(토) 밤 11시 10분 자신을 아동학대자로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2006년 가을, 원호(가명, 당시 36세)씨는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4살배기 아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집으로 출동한 상담원들은 특별히 아이를 학대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어 돌아오려 하였으나 원호씨는 제발 아들을 데려가 달라고 사정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두 부자가 굶어죽을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제빵사였던 원호씨는 2004년 아이 엄마와 이혼한 후 늦은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맡아줄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2년간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아이의 할머니는 병환으로 누워있었고, 어린이집은 불규칙한 출퇴근 시간 때문에 버틸 수 있는 여건이 못 되었다. 육아도우미는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여기저기 육아시설을 전전하는 동안 아이의 상태가 안 좋아져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나타나자 이제 더 이상 맡아주는 곳이 없어졌다. 원호씨는 일을 모두 그만 두고 직접 아이를 돌봐야 했다. 벌이 없이 생활을 하다 보니 빚은 점점 늘어 버티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아이를 다른 집에 입양시키는 것까지 알아봤지만 아들이 자신의 호적에 들어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원호씨에겐 아동보호 시설이 최후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맡길 곳은 없다는데 시설은 정원 부족?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보육문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마땅히 맡아줄 친인척이 없는 부모들은 시설에 문의하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얘기한다. 새 아파트단지에 입주한 지은(가명, 부산거주)씨는 아직 주위에 보육시설이 들어서지 않은데다 출퇴근이 불규칙한 자신의 직업특성 때문에 애 아빠 직장에 가까운 진해까지 매일 아이를 맡기러 보내고 있다. 3개월 전 첫딸을 낳은 영은(가명)씨는 육아휴직기간이 곧 끝나는데 적당한 시설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어린 영아를 맡아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퇴근시간이 보육시설과 맞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시설관계자들의 얘기는 다르다. 이미 여러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시설은 충분히 들어서 있기 때문에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부모님들의 정보 부족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정원이 부족하고 아이를 맡기는 사람이 없어 경영난을 겪는 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보육정책 10년을 돌아보다 10년 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보육전쟁 - 내 아이를 맡길 곳은 어디인가”편을 통해 턱없이 부족한 보육시설의 현실을 짚어보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보았다. 그 후 우리 주위엔 수많은 보육원들이 생겨났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크게 발전하여 보육비 지원, 보육시설 지원 등 수많은 방안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맡길 곳이 없다고 말한다. 10년 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육의 답답함을 호소했던 출연자들은 지금까지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입 모아 얘기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의 요구와 어떤 부분이 맞지 않는 것일까? 과연 10년간 일어난 변화엔 어떤 맹점이 있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키우는 것이 커다란 숙제가 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집중 분석하고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보육의 조건은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