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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09.07.18 (일)
택시 역주행 미스터리
- 누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나?
방송 : 2009년 7월 18일(토) 밤 11시 20분

의문의 교통사고, 한티역(驛) 미스터리
 지난 5월19일 새벽 00시 30분경. 서울 강남 한티역 주변 주민들은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강한 충돌음을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시속 140km로 역주행하던 택시가 가드레일과 전봇대를 들이 받고 두 동강이 난 것. 택시기사와 조수석과 뒷자석에 앉은 여성승객 등 3명은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선릉로에서 굉음과 함께 달려오던 택시가 한티역사거리에서 역주행하더니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충돌을 일으켰다고 증언한다. 강남의 대로에서 시속 140km로 주행, 교통신호를 무시함은 물론 역주행까지. 그리고 충돌 후 전원 사망.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교통사고는 택시기사 및 승객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심장마비 상태에서 운전? 또는 뺑소니? 
 취재진이 만난 택시기사의 미망인과 두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경찰에서 발표한 내용과 다르다며 억울해 했다. 지난달 18일 경찰이 한 달 간의 수사 끝에 발표한 내용은  라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블랙박스 화면에는 운전자가 1차 사고이후 1km가 넘는 거리를 다른 차량과 충돌을 피하며 운전한 것이 보인다. 역주행도 무의식 상태가 아닌 충돌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가족들과 회사 동료들도 운전자가 심장에 이상을 호소한 적이 없으며 심장마비 상태에서 미세한 핸들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같은 화면을 두고 상반된 주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취재진이 만난 1차 사고의 상대 택시 기사는 운전자 박씨가 뺑소니를 친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연 140km의 속도로 목숨을 걸고 역주행하며 뺑소니를 쳤던 것일까? 아니면 경찰 발표대로 1차 충돌 후 반의식(半意識)상태에서 운전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또 다른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사라진 16초! 과연 누가 액셀을 밟았나? 
 경찰이 공개한 블랙박스 화면에는 1차 충돌사고와 최종 충돌사고 사이 16초간의 주행화면이 없었다. 1차 충돌 사고 이후 택시가 정지하려고 했는지, 운전자의 상태는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지만 블랙박스의 기술적 특성상 기록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록되지 않은 16초간, 택시는 한 번도 정지하지 않았으며 언덕을 넘어 점점 가속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경찰의 발표대로심장마비 상태의 박씨가 액셀을 밟아 140km까지 가속했고, 핸들 조작을 한 것일까? 취재진은 조수석의 승객이 핸들을 조작했을 가능성과 사라진 16초간 시속 140km까지 가속이 가능한지, 온갖 의혹을 밝히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취재 막바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사고 차량을 보았다는 목격자를 취재진은 만났다. 그는 사고차량이 경적을 울렸으며 브레이크도 잡았다고 기억한다. 택시의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 차량은 왜 속도가 줄지 않고 시속 140km로 달려 나간 것일까?     


급발진의 가능성. 우리는 왜 이 사건에 주목하는가?
 전문가들은 택시끼리 가벼운 충돌사고를 냈는데도 정차하지 않았으며 시속140km까지 달리며 감속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차량 결함 가능성을 제기한다. 오토변속 차량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급발진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차량에 전자장치와 센서 등이 늘어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 차량 급발진은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례에서는 주행 중에도 나타나고 있다. 
취재진은 1차 충돌 사고 직후 트로틀 바디(흡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엔진의 한 부품)의 손상으로 급발진(가속)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 정비사를 만났다. 차량 충돌 후 급가속 되며 다른 4대의 차량을 연쇄 추돌한 차량을 수리하며 직접 겪은 일이며, 일부 차량의 달라진 엔진룸 구조상 이런 사고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그 가능성을 지적한다. 
취재진은 전문가들의 견해와 사건현장에 남겨진 단서를 바탕으로 사고가 운전자의 심장마비로 인해 일어난 것인지, 기계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또는 1차 충돌로 인한 것이었는지 검증해 나간다. 또한 급발진으로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왜 취재진이 이 사건에 집중하게 되었으며 한티역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 본다.
 

연출 : 최 성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