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0.02.06 (일)
스타강사와 욕망의 늪 - 그들은 왜 시험지를 훔치려 했나? 방송 : 2010년 2월 6일(토) 밤11시10분 그들은 왜 시험지를 훔치려 했나? 지난 1월 23일, 미국 대학입학 수학능력평가시험(SAT)이 치러진 한 시험장. 시험이 끝나고 거둬들인 시험지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문제지 일부가 교묘하게 잘려나가 있던 것! 그렇게 잘려나간 시험지는 무려 4부가 발견되었고, 그 4부의 잘려나간 부분을 합치면 완전한 하나의 시험지가 되는 것이었다. 무척이나 계획적이고 치밀했다. 경찰은 세시간만에 네명을 모두 붙잡았는데 놀랍게도 주범인 장모(36)씨는 서울 강남의 유명 SAT학원 강사였다. 그는 무엇 때문에 특수절도에 해당하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된 것일까? 스타강사가 되고 싶다 - 문제유출은 필수? 장씨는 경찰에서 '듣고 배운대로 해본 것뿐'이라며 SAT시험지 유출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스타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예상문제를 잘 뽑아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기출문제의 확보가 필수적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씨 사건이 발생하기 며칠 전 경찰은 또 다른 강사 김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는데, 김씨는 태국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의 유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B급이나 초보강사들이 문제유출에 개입한다는 설과는 달리 김씨는 꽤 유명한 스타강사였다. 그런 그도 문제지 유출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납치와 폭행 - 스타강사를 둘러싸고 커지는 파문들, 그 진실은 무엇인가? 연이은 SAT시험문제 유출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인 지난 1월 29일. 이번엔 학원가 최고의 스타강사중 한명이라는 S씨가 지난해 말 소속 학원측에 의해 납치, 폭행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S씨의 강의 수강료는 한달에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이고, SAT학원들 사이에서 그를 잡기위한 영입작업이 치열한 와중에 그의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학원측이 불법도 서슴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는 두 차례 납치를 당했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는 이유로 지난 1월18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학원대표는 현재 출국정지 상태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납치·폭행당했다는 S씨 미국 현지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 [그것이 알고싶다]는 '유명 학원강사 납치, 폭행사건'의 당사자인 S씨를 미국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경기도 한 야산에 있는 별장에 납치되어, 지하주차장에서 옷을 벗기고 무릎을 꿇린 채 폭행당했고, 학원대표가 죽든지 계약서에 서명하든지 둘 중에 하나 택하라는 강압에 계약서 두 장에 서명하고 풀려났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이다. 특히 S씨는 이처럼 협박에 시달린 것이 자기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S씨 미국현지 단독취재와 함께 학원가 강사들이 문제유출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관여하는지 메카니즘을 밝히고 유명 학원들과 스타강사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얽힌 복마전의 모습을 고발한다. 연봉 수십억... 스타강사, 그들이 알고싶다. 스타강사에게 거액의 수입을 안겨주는 것은 이른바 '인강(인터넷강의)'이다. 10년전부터 시작된 인터넷강의는 일반 학원보다 수업료가 싸며, 필요한 부분을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교육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스타강사의 영입으로 학원비가 점점 올라 지금은 결국 학원 하나 더 다니는 셈이 되어버렸고 애초의 사교육비 절감, 교육격차 해소라는 명분은 간 데가 없어졌다. 이런 가운데 '전국구 스타강사'들의 매출은 점점 커지고 그들의 연봉도 수십억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강의는 물론이고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필수다. '스타강사'의 조건은 대체 무엇이고 왜 학생과 학부모는 '스타강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일까? "오바마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교육열" VS "Education-crazy Korea"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발전의 원동력을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과 학생들의 엄청난 학습시간에 있다고 추켜 세웠지만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다. 영국의 유력일간지 '더 타임즈'지는 1월 26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비이성적인 사교육 열풍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더 타임즈'지는 "영국은 밤11시 이후 술집 영업을 허용할지를 두고 논쟁을 겪었지만, 한국에서는 밤10시 이후 학원 심야수업 허용 여부를 두고 국가적 논쟁이 벌어졌다"며 "한국의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오전 내내 엎드려 잠을 자도 완전히 허용되고 또 권장되기도 한다. 광적인 교육열에 불타는 학부모들이 학원에 집착하면서 공교육은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또, 지난해 7월 5일, 로이터 통신은 "'교육에 미친 한국(education-crazy S. Korea)'에서 인터넷 스타강사들이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갖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국의 입시는 미래의 배우자까지 결정짓는다'며 한국의 교육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 대사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금세 유행어가 되었다. 인강, 1타강사, 스타강사... 정말 한국은 교육에 미쳐있는 것일까 아니면 학원에 미쳐있는 것일까? 이제 정부가 손을 쓰지도 못할 만큼 왜곡된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은 학부모와 학생, 학원, 학원강사 모두가 허우적대는 욕망의 늪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