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0.11.06 (일)
안 내는가 못 내는가 - 전두환 추징금 1672억원(가제) 방송일시 : 2010년 11월 6일(토) 밤 11시 10분 ▣ 기획의도 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맞는 2010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와 5.18을 거쳐 대통령의 권좌에 오른 지도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1672억원의 추징금 중 300만원을 냈다는 기사가 전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한 파렴치한 꼼수라며 분노했다. 그가 자신의 전 재산이라며 밝혔던 총 재산은 291,000원! 13년에 걸친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2,205억원의 추징금중 현재까지 납부한 금액은 불과 24%에 지나지 않는다. 추징금은 본인 재산 외에는 납부를 강제할 수단이 없고, 1원이라도 납부하면 3년씩 기한이 연장되기 때문에 전씨의 이같은 행동은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앞으로 또 3년, 전씨의 재산은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강제집행도 압수수색도 없이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납부를 거부하며 버티는 사이 전씨 일가의 재산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과연 전씨의 자발적 납부 외에는 은닉재산을 알아낼 방법도 추징금을 받아낼 방법도 없는 것일까? 아니면 3년에 300만원씩 16만년을 기다려야 되는 것인가? ▣ 주요내용 왕의 귀향? 4박5일 화려한 나들이! 지난 10월 9일 대구의 한 특급 호텔. 한 고등학교 동문회 행사에 학교를 빛낸 인물로 박수를 받으며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전두환 씨. 올해 팔순을 맞은 그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인사말이 소개되고, 기념으로 황금거북이도 전달된다. 다음 날 열린 체육대회에서는 봉황무늬가 선명한 연단에 앉아 동문들의 큰 절을 받고,‘전두환각하배 골프대회’에도 참석하며 4박 5일간의 대구일정을 마친다. 그리고 얼마 뒤 서울 중앙지검 집행과 계좌에 전씨의 이름으로 300만원이 입금된다. 동문회에서 받은 강연료 수입을 납부한 것인데, 이 300만원은 2003년 291,000원을 낸 이후 그가 자발적으로 납부한 최초의 추징금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수입이 생겨서 납부한 것이라는 전씨측의 설명과는 달리, 취재 결과 동문회로부터 그는 매년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그는 왜 지금 시점에서 300만 원이라는 돈을 납부한 것일까? 추징 집행률 24%, 미납 금액 1672억 원 추징시효 7개월을 남기고 낸 300만 원, 그 속뜻은? 1996년 내란 수괴, 내란 목적 살인죄 등으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후 9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전두환 씨는 재임 시절 기업 등으로부터 9500억원의 비자금을 거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2205억원을 추징금으로 내라는 판결이 났지만 지금까지 추징된 금액은 533억원에 불과하다. 13년이 지나는 동안 추징당한 금액이 전체 추징액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추징금은 마지막 추징일로부터 3년 동안 추징실적이 없으면 자동 소멸된다. 전씨의 경우 내년 6월이면 추징시효가 만료되는데, 소멸 시점이 다가오면 검찰에서 조사가 들어올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기 위해 자진납부 함으로써 추징시효를 3년 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그곳에선 무슨 일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씨 사가에는 아직도 정치인들이 몰려든다. 골목 초입의 경비초소에는 70여명의 명단과 자동차 번호가 적혀있고, 이 명단에 없는 이들은 철저히 출입이 통제된다. 철옹성 같이 지켜지는 이곳이 바로 전두환 씨가 사는 곳이다. 97년 2000억이 넘는 추징금을 부과 받았던 전씨, 그러나 그의 생활은 지금도 그대로이다. 본채는 부인 이순자의 소유로 추징금 대상이 아니고, 경매에 붙여졌던 별채는 친척이 사들여 전씨 일가에게 돌려줬다. 각종 행사와 잦은 골프회동, 외출시 사용하는 고급 승용차, 가정부에 손자를 위한 과외선생까지 적지 않은 생활비도 모두 처남이 대고 있다는 것이다. 29만원 가장과 수백억 자산가 자녀들 29만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 씨의 경우와는 달리 전씨의 3남 1녀는 수백억대의 자산가로 알려졌다. 차남 재용 씨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삼남 재만이 미국에 부동산을 매입,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씨의 은닉재산이 사업자금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전씨의 일가족이 수백억대의 부를 축적하기까지 미심쩍은 부동산 거래는 한둘이 아니다. 수백억 규모의 토지뿐 아니라 아파트, 심지어는 자동차까지도 전씨 일가와 가신들 사이에서 매매, 경매가 이루어졌다. 유언에 의한 증여라는 이름으로 전씨의 손자, 손녀까지도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우 먹고 살만한 정도’라 가족이 추징금을 대납할 수 없다는 전씨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렇다면 전씨의 은닉재산은 찾아낼 수 없는 것일까. 전씨는 이미 96년부터 어려운 형편의 친지 1000 여명을 돕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특히 전씨의 청와대 시절부터 연희동 시절까지 보좌한 이른바 ‘금고지기’ 3인은 전씨의 차남 재용씨의 비자금과도 깊숙이 연관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의 은닉재산은 차명계좌뿐 아니라 무기명, 비실명 채권을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때문에 추징금 징수가 유난히 어렵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또한 검찰의 수사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이 아닌 신문기자가 전씨의 소유임을 밝혀내 경매에 붙였던 부동산이 있을 정도로 검찰의 수사는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이 만난 전두환씨의 한 측근은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추징시효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검찰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는 것인데, 국정감사가 얼마 남지 않아 검찰의 입장이 곤란하니 추징금납부에 협조해 달라는 얘기였다고 한다. 과연 검찰과 전씨측의 교감이 있었던 것일까?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672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전두환씨의 은닉재산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추적해보고, 추징금을 효과적으로 추징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