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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1.03.12 (일)
대학생들의 잔인한 봄
- 왜 돈에 좌절하는가?

▣ 방송일시 : 2011년 3월 12일 (토) 밤 11시
▣ 연출 : 김태현		작가 : 이은정




# 꿈 많은 20대라고? 우리는 “편의점 알바” 세대

그들은 스스로를 [ 편의점 알바 ] 세대라고 불렀다. 시급이 센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대학생들. 해마다 늘어나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하다 못해 새벽 근무에 자원하는 것이다.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이 모 군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가지 편의점에서 밤샘근무를 한다. 식사는 주로 삼각 김밥. 하지만 한 개 1500원하는 삼각김밥 값마저 아끼지 위해 그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해야 하는 삼각 김밥을 먹곤 한다. 근무가 끝나면 바로 학교로 가서 수업을 듣는 이 군은 하루 3시간 밖에 못자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빚쟁이가 되는 것이 싫어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해 보고자 이런 생활을 계속하는 이 군. 그의 꿈은 자식에게 등록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니게 해 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99년 이후 지난 10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국공립대 115.* %, 사립대 80.7 %, 전문대학 90. 4%.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35.9 %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살인적인 인상률이고, 이른바 “ 미친 등록금 ”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대학 등록금은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 가난한 대학생, 부자 대학
한국의 사립대학은 땅 부자다. 교육용 토지라는 한 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 게다가 자기 지역에 대학 시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경쟁에 편승해 전국의 땅을 손쉽게 사들이고 있다. 연육교 건설로 땅 값이 비싸진 완도의 노른자위 땅도, 대전 주택가 한 가운데 폐허처럼 남아 있는 땅도 모두 사립대학들이 사둔 땅이다. 문제는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는데 쓰여야 할 돈이 땅에 묶여있다는 것. 

한국 사립대학은 순진한 펀트투자가이다. 대학의 수익 사업으로 펀드 투자가 허용된 후, 수도권의 한 대학은 펀드에 투자했다가 투자 금액의 50 % 가까이 되는 100억 원을 날려 버렸다. 또 다른 대학은 대학이 투자한 금융 상품의 수익률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계속 무시하며 경영 상의 비밀이라고 버티고 있다. 과연 등록금내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장학금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지 대학의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지 등록금 벌기에 지친 학생들은 간절하게 되묻고 있다.

# 학자금 대출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정부가 등록금 문제의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싼 이자의 학자금 대출. 하지만 이자율의 차이만 있을 뿐 졸업과 동시에 빚쟁이가 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또 허덕이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난 대부분의 대학생은 대출을 받아 빚쟁이가 되기보다 스스로 일을 해서라도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했다. 
과연 대출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대학등록금이 높은 유일한 나라 미국. 하버드대학의 1년 등록금은 약 1억 원 정도라고 한다. 하버드 대학의 학생들은 어떨까? 하버드 대학은 3년 전부터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 졸업할 때 빚지고 졸업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 ”는 것. 그 력과 가족 수입이 6만 불 이하인 경우는 학비를 내지 않고 12만 불 이하일 경우 수입의 10% 안에서 내면 되도록 한 것. 대학 교육을 대하는 철학 자체가 틀리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대학의 90 % 이상이 국립대로 등록금 걱정은 거의 하지 않는다.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나라가 그 평등함을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

대학 교육은 개인의 미래를 위한 것이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취재 중 만난 교육부와 대학의 입장은 [ 철학의 차이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는 명제를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다.

“ 젊었을 때 고생은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 대한민국 교육부 차관
“ 좋은 빵을 먹기 위해서는 돈을 더 내야 하듯이,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다. ” - 서울 시내 한 사립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