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5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1.04.02 (일)
인간을 위한 한 평생,동물의 삶에 관한 보고서 ▣ 방송일시 : 2011년 4월 2일(토) 밤 11시00분 ▣ 연출 : 강범석 / 작가 : 정문명 ▣ 기획의도 및 주요내용 [아무리 동물이라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인간과 다르지 않다] * 구제역 현장 돼지의 울부짖음 구제역 발생 후 불과 몇 달 사이 전국의 소, 돼지 매몰수가 350만 마리에 달한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저렇게 많은 수의 가축이 매몰된 이유는 구제역 청정국이라는 국가의 간판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청정국의 지위만을 잃은 채 수많은 소, 돼지들이 생매장 당하다시피 매몰되었다. 구제역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국제수역 사무국(OIE)에서 명시하고 있는 소와 돼지의 죽음에 관한 고민과 배려는 없었다. 이처럼 구제역 사태가 일어나면 고민 없이 가축을 생매장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버렸다. 동물에 문제가 생기면 쓰레기처럼 갖다 버리고, 생매장해서 죽여도 된다는 식의 대응방식은 인간에게도 고통을 안겨준다. 가족처럼 가축을 돌보아 온 축산농민은 넋을 잃었고, 가축들의 울부짖음에서 지옥을 경험했다는 작업인부들은 망연자실할 뿐이다. 땅 속에 묻어버렸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경제성이 있느냐라는 기준으로 무리하게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 처분한 폐해는 어떤 식으로든 인간을 괴롭힐 것이다. * 베일에 가려진 채 죽어가는 실험실의 동물들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동물실험은 늘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 1987년 12만 마리였던 실험동물이 2007년 실험대에 오른 동물의 수는 500만 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은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토끼눈에 3000번이나 마스카라를 바른다. 토끼들은 큰 고통 속에서 눈이 멀고 결국 죽음을 맞는다. 이처럼 병원, 대학, 민간 연구소 등 1000여 곳에 이르는 곳에서 개, 토끼, 쥐, 돼지들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는데, 그 내부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연구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실험은 한 동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고, 용도 폐기된 실험동물들은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고 했다. 최근에는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믿을만한 결과를 보여주는 많은 대체실험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최소한의 동물을 이용해 고통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도 제정됐지만, 감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행해지는 동물실험들은 너무나 많다. 꼭 필요한 동물실험의 범위를 어디로 정해야할지, 실효성에 대한 고민 없이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계속하지는 않는지 이제라도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 고통 속의 죽음, 방치되어있는 유기동물 사료와 분뇨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는 끔찍한 수용소와도 같다. 병든 고양이의 몸에는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비좁은 케이지 안에는 강아지들이 죽은 동물과 같이 갇혀있다는 제보도 이어진다. 사료비, 인건비 등의 횡령뿐 아니라 신고도 들어오지 않은 길고양이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여 바로 안락사 시킨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벌어지는 유기동물들에 대한 학대와 은밀한 거래의 실태를 확인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철저하게 인간의 필요에 의해 동물이 사용된다. 태어난 지 열흘 안에 송곳니와 꼬리가 잘리는 돼지, A4용지보다 작은 상자 안에서 평생을 움직이지 못한 채 알을 낳는 닭, 그리고 실험실에서 고통을 느끼며 죽어가는 실험동물들까지. 모두 필요할 때 생산되고,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용도폐기 된다. 모두 인간을 위한다는 명분아래 암묵적으로 용인돼 왔지만, 과연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동물을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키우고 고민 없이 죽이면,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온다.” 이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엄중한 메시지다.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축산물을 먹고, 동물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을 사용하면서도 어쩌면 단 한 번도 그들의 최후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 낯설지만 생생한 현장이 공개된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면서 더불어 잘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떠한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 마하트마 간디 ]